유력한 후보 박지영·김예진 '무승' ...3년만에 우승없는 신인왕 가능성
▲ 11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열린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2015' 공식 포토콜 행사에서 올해 KLPGA투어 대회 우승자 김민선5(왼쪽 위부터), 하민송, 고진영, 이정은5, 김보경, 박성현, 김혜윤, 이정민, 조윤지, 오지현, 전인지, 안신애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례없이 큰 인기를 누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오는 13일부터 3라운드 경기로 치르는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을 끝으로 2015년 시즌 막을 내린다.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상금왕을 이미 확정지은 가운데 최우수선수(MVP)격인 대상을 놓고 이정민(23·비씨카드)이 힘겨운 추격을 벌이고 있지만 역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정민이 우승해도 전인지가 8위 이내 입상하면 대상은 전인지 손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정민이 3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전인지는 꼴찌를 해도 대상을 차지한다.

신인왕 경쟁도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에 절대 유리한 상황이다.

박지영은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에서 21위 이내에만 들면 신인왕 레이스 2위 김예진(20·요진건설)이 우승해도 신인왕을 탈 수 있다.

둘은 ADT캡스챔피언십 첫날 나란히 선두에 1타차 공동2위에 올라 첫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최종 라운드까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투어 안팎에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3년 만에 우승컵 없는 신인왕 탄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지영과 김예진 가운데 한 선수가 시즌 최종전인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박지영은 우승없이 신인왕을 타게 된다.

1990년부터 탄생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신인왕 24명 가운데 우승을 하지 못한 채 이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는 절반이 넘는 13명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박세리(38) 이후 탄생한 신인왕은 대부분 데뷔하던 시즌에 투어 대회 우승 맛을 봤다. 박세리부터 18명의 신인왕 가운데 12명이 우승을 통해 신인왕 타이틀을 따냈다.

박세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 사상 최강의 신인왕이었다. 1996년 데뷔한 박세리는 11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4차례, 준우승 6차례를 차지했다. 나머지 1개 대회에서 6위에 오른 게 가장 처진 성적이었다.

박세리는 신인왕은 물론 상금왕까지 거머쥐어 한국여자프로골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한 '슈퍼루키'는 그러나 박세리 혼자가 아니다.

2002년 이미나()는 3차례 우승으로 신인왕과 상금왕을 싹쓸이했고 이듬해 김주미, 2004년 송보배 등 3년 연속 신인왕이 상금왕이었다.

2006년 신인왕 신지애(27)도 3승을 따내며 그해 상금왕에 올랐다.

2013년 신인왕 김효주(20·롯데)와 작년 신인왕 백규정(20·CJ오쇼핑)도 '슈퍼루키' 대열에 합류했다.

김효주는 루키 시즌에 우승 한번에 상금랭킹 4위에 올랐고 백규정은 3차례 우승과 상금랭킹 5위를 차지했다.

김효주는 신인왕 레이스에서 전인지를 따돌렸고, 백규정은 고진영(20·넵스), 김민선(20·CJ오쇼핑) 등 쟁쟁한 동기생들과 경쟁에서 승리했다.

가장 최근 우승 없는 신인왕을 배출한 시즌은 2012년이다.

2012년 김지희(21·비씨카드)는 1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두번 입상에 상금랭킹 34위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에 그쳤지만 데뷔 동기들이 모조리 신통치 않은 성적에 허덕인 덕에 신인왕이 됐다. 김지희는 아직도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2007년 김하늘(27·하이트진로), 2009년 안신애(26·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도 우승 없이 신인왕에 올랐지만 2년차 때 3승과 2승을 각각 올려 신인왕의 위신을 세웠다.

투어 안팎에서 우승 없는 신인왕 탄생을 보는 시각은 두갈래다.

하나는 '대형 신인 실종'이라는 다소 걱정스러운 시각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는 '화수분 투어'라는 찬사를 받을만큼 해마다 특급 신인 선수가 투어에 등장해왔다. 상위 선수들이 해외 투어로 빠져나가도 금세 빼어난 기량의 신인 선수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또 다른 시각은 이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가 신인이 쉽게 정상을 넘볼 수 없을만큼 선수층이 두터웠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투어에 합류한 2년차 선수들은 올해 신인들을 압도했다.

올해 상금랭킹 2위 박성현(21·넵스)을 비롯해 3승을 올린 고진영, 한차례씩 우승을 신고한 하민송(19·롯데), 오지현(20·KB금융), 김민선은 모두 작년에 데뷔한 2년차 선수들이다.

3년차인 전인지, 5년째 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정민과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 그리고 고참 대열에 들어선 김보경(29·요진건설)과 이정은(27·교촌F&B), 김혜윤(26·비씨카드) 등 올해 우승자 면면은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의 선수 구성이 단단해졌음을 보여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