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기록에 의한 확률경기다. 하지만 의외성이 짙은 경기이기도 하다.

 23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아토스배 98 한국시리즈 1차전경기는 이런 야구의 양면성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양팀은 팀내 최다승 투수인 정민태(17승)와 김용수(18승)를 내세워 기선제압에 나섰다.

 알고 보면 속사정은 사실 달랐다.

 같은 팀내 최고의 투수였지만 LG 김용수는 페넌트레이스때 현대전에서 5승1패를 기록한 현대킬러였고 정민태는 1승2패만을 기록, 타구단 성적에 비해 LG전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였었다.

 그렇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와신상담 LG전 설욕을 노리던 정민태는 플레이오프전에서 펄펄 날던 LG 좌포군단을 삼진 8개를 포함, 2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웠고 김용수는 5회 집중안타를 맞고 강판돼 패전의 멍에까지 섰다.

 의외성은 공격에서도 나왔다. 5회말 현대가 타자일순하며 득점을 올릴 때 타점을 올리는 등 팀의 공격을 주도한 김경기, 박재홍은 모두 현대의 중심타선 이면서도 LG전 18게임을 치르면서는 각각 1할6푼7리 1할9푼을 겨우 쳐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민태에게 각각 2할8푼대로 비교적 높은 타율을 기록했던 LG의 유지현과 이종열 등은 이날 정민태에게 한차례씩의 삼진을 포함해 무안타에 그쳤다.

 경기양상도 의외. 현대는 2회와 3회말 김경기와 김인호가 각각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성 타구를 때리고도 2루를 밟지 못해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지만 5회말 볼넷과 빗맞은 안타가 실마리가 돼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단기전승부는 특히 의외성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이날 경기는 투타 모든 면에서 확률경기인 야구의 사전기록들이 거의 무시된 경기였다.

 다만 기록에 준한 경기를 한 선수가 있다면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과시한 현대 전준호였다. 전준호는 시즌중 대 LG전에서 3할5푼9리로 양팀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