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험사기를 걸러 주거나 교통사고를 재현하는 프로그램이 수사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해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사고를 판별하거나 보험사기를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자 증가 추세에 따라 보험업계와 정부, 감독당국에서 보험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는 것과 맞물린 것이라 판단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5997억원, 관련 혐의자는 8만4385명에 달한다. 2013년 적발금액 5190억원, 적발인원 7만7112명에 비해 각각 15.6%, 9.4%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사고 발생시 보험사기를 걸러주는 프로그램을 의뢰하는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보험사기를 걸러주는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마디모 프로그램' 의뢰 건수는 2012년 250건에서 2013년 1250건, 2014년에는 약 5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마디모 프로그램은 사고 당시 도로의 흔적, 차량 파손상태, 블랙박스에 남은 차량 속도와 움직임 등을 분석한다. 3D 영상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 뒤 그 영향도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피해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사고를 판별하는 것이다.

마디모 프로그램은 관할 경찰서 교통조사계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신청을 요청하면 된다. 인천경찰은 특히 최근 1~2년간 급격하게 요청이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치료가 필요한 기간 보다 입원을 오래하거나 과다하게 치료비를 청구하는 피해의 구제수단으로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인천지역에서 접수된 마디모 요청 건수는 지난해 135건, 2015년도 6월 현재까지 89건에 달한다.

문제는 마디모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의 진짜 피해자가 보험 사기꾼으로 오인돼 2차 피해를 안겨줄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피해자가 마디모 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다면 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 의뢰가 남발될 경우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험사기는 근절해야 겠지만 선의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구제해야 할 지도 관계당국이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