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원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운영본부장
대한민국에서 개최한 세 번째 대회인 인천아시안게임이 무려 17개의 세계신기록과 34개의 아시아신기록을 쏟아내며 풍성한 2014년을 마감케 했다. 대회 초반 운영 미숙을 드러내긴 했지만, 선수들의 뛰어난 경기력과 풍성한 기록, 이를 뒷받침한 첨단 경기시설과 선수촌 운영, 대회기간중 화재·테러 등 안전사고가 전혀 없는 'SAFE(안전) 아시안게임'을 실현하였다. 특히 앞선 대회들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들였으면서도 시설과 운영에서 콤팩트하고 안정적인 대회였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란 슬로건으로 개최된 인천아시안게임은 첨예한 이념 갈등속에서도 북한을 비롯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모두가 참가하는 퍽팩트 대회를 구현했고, 2만4000여 명의 역대 최다선수단 등이 참가한 의미있는 대회라는 평을 받았다.

OCA 세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회장은 폐막식 전에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인천AG는 저비용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이끌었다"며 "대형스포츠 행사의 성공적인 경제모델"이라고 극찬했다.
그 영광의 순간이 지나 해가 바뀌고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해산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3월 26일 해산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직위원회가 해산하면 아시안게임의 기록이나 기념물은 성남에 있는 국가기록원으로 옮겨 보관해야 된다. 대부분의 경우 기념관을 설치하려고 계획할 시점에는 해당 지자체에 그다지 많은 행정박물이 남아있지 못 한게 현실이다. 그리하여 기념관의 전시물들이 기록적 가치가 있는 행정박물보다는 인기있는 골드급 선수들의 소장품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종료 이후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1990년 9월 개관한 '서울올림픽박물관'이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종료 이후 대회잉여금으로 2005년 7월 개관한 '2002 FIFA 월드컵기념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외의 경우 기념사업을 시행하면서 업적과 더불어 스토리를 만들어 골드스타를 탄생시키고, 올림픽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의 행적을 기리는 등 기념사업에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올림픽의 기억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호주 시드니의 경우에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호주에게 100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캐시 프리먼을 기념하기 위해 '캐시프리먼공원'을 조성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상징조형물을 설치하였다.
또한 시드니올림픽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7만4000명의 이름을 새겨 올림픽파크내 주경기장앞 광장에 'Games Memories Poles'을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올림픽을 기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 조직위원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회유산으로 책자 510종 1055권, 시청각자료 332종 591개, 대회 상징물·기념물 및 국제교류 기념품인 행정박물류 881종 2870점이 있으며, 지난해 국가기록원 측과 기념관 건립 시 중복 기념물 등 일부 기념물을 전시할 수 있도록 협의한 바 있다. 또한, 시민단체·학계·체육계·언론사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AG기념사업 자문위원회'를 발족하였다. 기념전시관 및 기념공원 등 기념사업에 대한 인천시민과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사업추진에 반영하기 위한 시민협의체로, 주요 컨텐츠 개발 등의 자문역할을 맡게 된다.

기념전시관은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이 열렸던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4층에 설치된다. 설치가 완료되면 아라뱃길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 및 경기장과 연결한 대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기념공원은 아시안게임동안 선수촌으로 운영된 구월보금자리지구내 '아시아드선수촌근린공원'에 조성된다. 아시아드선수촌근린공원은 장소적 상징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대회기간에 아시안게임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다수 설치되어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향후 조성되는 기념공원에는 대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및 시민·청년 서포터즈 등 약 6만명의 이름을 기록한 상징조형물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함께하는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2014 인천AG의 영광 및 스포츠 문화를 증진시키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라는 큰 성과를 얻은 소중한 대회유산을 계승·발전시켜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