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
인천시가 인천관광공사를 올 7월에 부활시킨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정복 시장의 의욕적인 추진과는 반대로 중앙정부는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인천관광공사는 송영길 전임시장시기에 적자 운영으로 인하여 인천도시공사로 통폐합 당했다. 이번 관광공사 설립에는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하버파크호텔과 한국시티은행 사옥 등 현물 880억 원과 현금 50억원의 자본금 출자가 필요하다. 출자로 인해 도시공사 부채비율이 15% 높아져 안정행정부의 올해 부채 감축 목표인 280%를 맞추는데 빨간불이 들어왔다.

또한 인천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 1단계사업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의 환경영향평가와 설계변경 등 행정 절차를 거쳐 빠르면 올 9월에 공사를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중요한 부채해결 방안으로 영종하늘도시(시와 도시공사 30%, LH 70%)는 인천도시공사로 넘기고, 검단신도시(시와 도시공사 50%, LH 50%)는 LH가 책임지는 방식의 지분조정을 추진했으나, LH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러나 유정복시장은 시장 혼자의 힘으로 벅차다면 300만 시민의 힘을 결집해 돌파해야 하건만, LH와의 협상은 일찌감치 포기한 듯하다. 오히려 차기 총선을 의식해 또다시 개발유혹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에 '힘 있는 시장'으로서 힘쓰기를 기대했던 시민들의 바램을 저버리는 것이다.

유정복 시장은 올해를 재정건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였다. 그러나 대책은 반쪽짜리다. 국비확보와 민생예산 삭감으로 나타난 인천시 본청만의 추진계획만 있을 뿐, 더 큰 문제인 인천도시공사의 재정건전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인천시 부채규모는 인천시 본청이 4조6000억원, 시 산하 공사·공단이 8조4000여억원이다. 13조원의 부채문제에 대한 전체적인 재정건전화 밑그림도 없고, 도시공사 정책은 제각각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시공사의 재정건전화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를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가 정보공개를 신청했으나 거부했고,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가 주최한 부채해결방안 토론회도 인천시와 도시공사는 불참했다. 이러한 불통과 무능 속에 급기야 인천도시공사의 '파산' 절차를 통한 해결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도시공사가 중앙정부에 부채감축 계획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그 실현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해 카드돌려막기를 하고 있지만 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시급한 것은 올해 6월까지 3조원의 상환액을 막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막막하기만 하다. 이렇게 되면 인천시가 알토란같은 자산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계속해야 한다. 그렇다고 도시공사가 회생한다는 보장도 없다. 오직 답답하면 이런 극약처방 주장이 나왔겠는가! 유정복 시장은 재정위기를 푸는데 있어서 서구 쓰레기 매립장 종료문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선제적 조치에 대한 협상을 잘해 놓고도 '연장 꼼수'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그것은 아무리 시정의 총책임자가 시장이라고 해도 쓰레기로 인해 직접적인 고통을 받는 것은 서구주민들과 인천시민들이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의 의사와 요구를 결정과정에서 배제시키는 불통(不通), 시민을 문제해결의 파트너가 아니라 통치의 대상으로 삼는 권위주의, 내가 올바로 결정했으니 너희는 따르라는 식의 독재방식을 이제 깨어있는 시민들은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유정복 시장이 재정위기 극복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인천시민의 삶이 향상되고 인천이 재도약하기를 염원한다. 그 성과로 유정복시장이 다음선거에서 재선된다면 모든 시민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인천시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당의 누구인들 어떠랴! 이 지긋지긋한 재정위기만 해결된다면 흑묘백묘가 무슨 이유가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