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성 인천아이스하키협회장
연세대 아이스하키팀 인천 연고이전 주역
풍부한 경험·인맥 활용 … 아들 둘 대표선수 경력

"엘리트팀 보다 우선 즐기며 운동할 수 있는 팀 필요"



"초등학교 아이스하키 클럽 4개 팀을 인천에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아졌죠."
연세대 아이스하키 팀의 인천 연고 이전을 주도해 성공(인천일보 5일자 1면)시킨 김인성 (사진)인천아이스하키협회장은 '인천 아이스하키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동북고와 경희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 회장은 군 제대 후 1979년 인천체고 아이스하키팀 창단 감독을 맡으면서 인천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4년 인천체육전문대학교, 1994년 인천수산고등학교(현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 1995년 인천연성초등학교, 연성중학교 아이스하키팀 창단 감독을 지내며 인천에 아이스하키를 뿌리내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신송고를 제외하고 인천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모든 아이스하키팀의 초대 감독을 지낸 것이다. 신송고 역시 감독만 지내지 않았을 뿐 아이스하키 팀 창단 과정에서 교육청 및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각종 행정절차를 이끌고 도우며 실질적인 산파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은 어느새 김 회장에게 제2의 고향으로 자리잡았다. 1995년 김 회장은 아예 생활 터전을 인천으로 옮기는 큰 결심을 한다. 이 때 서울 경희중학교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던 아들 둘을 인천에 데리고 와 막 창단한 인천연성중, 인천수산고등학교에서 운동을 이어가게 했을 만큼 김 회장은 인천 아이스하키 발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솔직히 당시 아이들은 인천으로 오는 걸 싫어했죠. 하지만 제가 인천에서 활동하는 아이스하키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두 아들이 아버지를 이해했고, 잘 적응해 모두 연세대에 진학했습니다. 이후 10년 가까이 국가대표까지 지내며 둘 다 명예롭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인천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바쳐 온 김회장은 드디어 2012년 인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에 취임한다.

고민은 최신 시설을 갖춘 채 곧 들어설 선학국제빙상장을 인천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됐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연세대학교 아이스하키 팀 연고 이전이다.

"아들 둘이 연세대에서 아이스하키를 했고, 연세대 감독 역시 40년지기 선후배 사이였죠. 제가 인천협회는 물론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전무이사(2006년)를 지내면서 쌓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천에 있는 아이스하키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 결정적이었죠. 팀과 선수가 많아 훈련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대회 출전 과정이 험난한 서울보다 최신 경기장을 갖춘 인천으로 연고를 옮기는 것이 연세대에도 도움이 될거라고 봤고요."

"지역 내에 아이스하키 팀을 창단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 인천시체육회도 경기장 사용료 할인 등 지원을 약속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고 합의에 이를 수 있었죠."

큰 일을 마무리지은 김 회장은 이제 초등학교 클럽 팀 창단을 새로운 목표로 정했다.

"모든 종목이 그렇듯 가장 중요한 것은 뿌리죠. 성적에 부담을 느껴야하는 엘리트 팀보다는 우선 취미로 즐기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초등학교 클럽팀을 4개 정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다 능력과 의지를 갖춘 선수들이 생겨나면 이 중 1개 팀 정도를 엘리트 체육을 목표로 한 진학반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 중"이라는 김 회장은 "이런 새로운 구상 역시 현실이 될 수 있도록 2015년 시작부터 다시 팔을 걷어붙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