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신 선수촌 영양사 인터뷰
엄마의 마음으로 새벽부터 음식 준비
"선수들 대회 우승·좋은 성적내면 뿌듯"
"어머니의 마음으로 식당 아주머니들과 음식을 만듭니다. 영양은 물론, 맛도 일품이죠." 문학경기장 내 선수촌 식당에서는 매일같이 고소한 밥 짓는 냄새와 맛있는 향기가 흘러나온다.

인천시체육회 소속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이은신(46·오른쪽) 영양사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최고의 식단을 대접한다.

재료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국내산이고, 모두 직접 검사한다.

사실, 선수촌 식당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삼시세끼 밥을 챙기려면, 새벽에 출근해 저녁 7시가 넘어서 퇴근해야 한다.

이 영양사는 "매일 평균적으로 70~80명 분의 식사를 준비한다"며 "선수들이다보니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일반인이 먹는 열량의 두배 정도 되는 식단을 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체중 조절이 생명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체중을 늘리거나 줄이는데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영양사는 "체중 감량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특히나 체조같이 체중에 민감한 선수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체중 감량 중이더라도 선수들의 체력이 달리지 않게 최소한의 영양분은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매주 수요일은 점심때는 삼겹살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불판과 함께 나온다.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지난 복날에는 삼계탕을 끓여서 대접하기도 했고, 갈비탕, 등갈비 등 수준 높은 메뉴도 거의 매일 나온다.
이 영양사는 이만큼 특식이 자주 나오는 선수촌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에서 나와 열심히 훈련을 마치고 밥시간에 식당을 찾는 선수들을 보면 정말 '내 새끼'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승하거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은 가끔 '영양사, 식당 아주머니 덕'이라며 초콜렛, 떡 등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성적을 낼 때마다 괜스레 내 덕분인 것 같기도 해 뿌듯하다. 더운 날 입맛이 없다며 과일만 먹고 밥을 안 먹는 선수들도 종종 있는데 끼니를 거르는 선수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글·사진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