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학 교실 ▧
몇달 전 모임에 참석했다가 생각보다 일찍 끝난 관계로 고객과의 약속이 어중간해 근처 커피숍에 시간을 보낼겸 들어간 적이 있었다. 한 눈에도 실내 분위기가 여기저기 꽤 많은 돈을 투자한 흔적이 보였으나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물론 영업시간으로 좀 어중간해서 손님이 없을 시간대긴 하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에 비해 손님이라곤 주인과 내가 전부인 썰렁한 분위기였다. 그 때 마침 사장이 직접 커피 잔을 날랐다.

"사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몇년 생인지 물어도 될까요?" 벽면에 걸어둔 사업자등록증을 보면 대략 나이 가늠이 되지만 확실한 나이가 궁금해 물었다. 그랬더니 비슷한 또래의 여자가 나이를 묻는 게 궁금한지, "1959년생 돼지띱니다. 그런데 왜 묻는 거죠?" 했다. "엔조이란 상호는 언제부터 사용했나요?"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 사업을 하는 데도 상호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명칭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어 물었다. "커피숍을 시작하면서 계속 사용했지요" 상호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듯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사람의 이름도 그렇지만, 특히 상호에 재물인 5궁이 서로 상생을 받거나 중첩된 재성(재물)을 극제하는 비겁(나)이 있으면 재물이 융성해 영업이 잘 된다. 그런데 '엔조이'란 상호는 그 반대로 재물을 극하는 겁재 1. 2가 중첩(겹겹이)돼 있다. "영업은 잘 되는가요?"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우는 표정을 지었다. 재물을 극하는 1. 2가 중첩돼 있으니 영업이 안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비겁 1. 2는 재성(재물) 5. 6을 파재(破財)시키는 흉신인데, 그것도 겹쳐서 극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필자가 늘 안타까운 것은 인테리어 비용에는 수억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돈을 벌어주는 상호에는 인색하다는 점이다.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것이 간판이요, 상점들이다. 크고 작은 점포들과 사업체를 합치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어느 사람은 돈을 벌고 어느 사람은 망한다. 그렇다면 사업이 잘 되고 안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업이란 건실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요, 부지런하고 총명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사주에 재물복이 있어야 하고, 또한 운도 좋게 흘러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갖춰야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주목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먼저 자신의 이름이 사업에 맞지 않는 사람은 사업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나서 그 사업주와 맞는 상호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천지의 조화도 모두 제격에 맞지 않으면 혼란과 파괴를 일으키듯 이처럼 상호나 성명도 모두 제 격에 맞아야 좋은 기를 불러들이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상에 소리의 파동이 없으면 죽은 땅으로 될 터이다. 우주가 생성되던 태초에 제일 먼저 천체를 진동시킨 것이 바로 소리였으며, 이 천체가 만약 사라진다 해도 맨 마지막까지 남을 것 또한 아마도 소리(파동)일 것이다.

우리는 항상 부드럽고 맑고 고운 소리를 듣기 좋아하고, 전율을 느끼며 공포를 자아내는 소리는 싫어한다. 이것은 이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회사명이나 상호 역시 같다. 파동성명임을 강조하는 여러 업체의 자음파동이야말로 모음을 배제한 파동 이론임을 알아야 한다.

/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