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흥구-인천시의원 당선인 수필가
요즈음 인사를 받기 바쁘다. '당선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말로 끝나기 일쑤다. 하지만 '아슬아슬해서 혼났다', '밤새도록 개표결과 보느라 애간장이 탔다'는 말로 격려해 주는 사람도 많아 여간 고맙지 않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상대후보에 66표차로 신승한 것을 보고 하는 말이다. 4만2000여명이 투표한 가운데 대단히 근소한 차이를 냈다. '에이브러험 링컨'의 "투표는 포탄보다도 무섭다"라는 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 치르는 선거로서 현직의원과의 한판 승부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선거였다. 선거 중반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했으며,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상징되는 '관피아' 또한 40여 년 공직경험의 이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7만8000여 유권자 중에 인천에서는 가장 많은 2030세대가 무려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버거웠다. 더구나 이러한 외부환경을 극복하려는 선거 전략은 애당초 없었다. 곧이곧대로 매일 선거법만 들여다보고 회계책임자와 선거사무장을 겸직하며 통장 속에 들어 있는 잔돈세기에 바빴다. 수험공부에 매달린 수험생처럼 선거공보물, 현수막 문구 만들기에 매몰돼 있었다. 매일 찾아오는 지인들이 전해주는 선거정보라는 것도 거의 뜬구름 같은 소리로 더욱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했다. 다행히 아내와 동생이 1인 2역3역을 맡아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선거에서 가족만큼 훌륭한 참모는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는 외지에 나가 있는 아들 대신 새벽부터 역전을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리는가 하면, 맞벌이하는 딸의 손녀를 맡아 키우면서도 밤늦도록 상가를 돌아다니며 한 표를 호소했다. 초짜 후보자와 아내의 진정성이 통했는지 66표란 간발의 차이로 이길 수 있었다.

요즘 선거구의 주민을 만날 때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마도 큰 차이로 이겼다면 이렇지는 못할 것이다. 아주 소중한 66표의 의미를 늘 가슴에 새기며 잊지 않으려고 한다.
먼저 겸허한 마음가짐이다. 이번 선거결과는 결코 이겼다고만 볼 수 없는 표차이다. 겸손한 자세로 주민이나 공무원들 위에 군림하려 들지 않고, 항상 경청하고 소통하며 상호이해로서 시정 발전에 기여하려고 한다.
두 번째는 욕심을 버리는 일이다. 작은 표 차이로도 얻을 것은 얻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시민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공자가 "공직자는 무릇 무리를 결성해 사익을 취하지 않는다(不結黨營私)"고 한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지 않으며 공익을 위해서는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공직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세 번째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몇 가지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우선 제일 급한 것은 부채 해결 문제이기 때문에 인천시 전체를 내다보면서 시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검토하면서 공약을 이행해 나갈 것이다,

시의원은 지역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시민 전체의 봉사자이기도 하다. 시의원은 벼슬이 아니다.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뽑힌 것이다. 시민이 맡긴 돈을 잘 관리하고 재산을 보호하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시민생활을 더 윤택하게 만들라는 시민이 보낸 대표자일 뿐이다. 66표 차이로 시의원이 됐지만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책임을 지는 시의원이 될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