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호-인천시청이전시민연합회 회장
6·4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거리 곳곳에 걸려 있던 후보자들의 현수막 공약을 보면 인천시와 지역구를 발전시키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내용 일색이다. 4년 전, 8년 전, 그리고 이전에도 항상 공약으로 빠지지 않았던 것은 원도심 개발이었으나 현실은 황폐화 그 자체이다. 30년 전 중구에 위치했던 시 청사가 행정구역상 남쪽에 치우친 남동구로 이전하면서 인천의 원도심인 중구, 동구, 남구, 서구가 도미노처럼 피폐해져 갔다. 반면 개발의 편리성과 정치인들의 실적 추구로 연수신도시, 송도신도시, 논현신도시, 부평 삼산신도시, 계양신도시, 검단신도시, 청라신도시, 영종신도시 등 신도시 위주의 개발정책이 펼쳐졌다. 구도심은 1960~1970년대 모습 그대로 남게 됐다.

그런데도 인천시 부채는 4년 전 7조, 현재 13조란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시민들의 삶을 억누르고 있다. 2009년 11월18일자 조우성 인천일보 주필의 칼럼 '미추홀'에는 "송도신도시로 이전한 인천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협소한 시 청사와 흩어져 있는 부처들을 도화지역으로 모아 제2청사 격인 행정타운을 건립하자"는 내용이 실렸다. 구도심 활성화에 대한 최적의 대안임을 느낀 필자는 2010년 1월 '인천시청이전시민연합'을 결성하고 도화동 재개발연합회원, 중구, 동구, 서구 등 뜻을 같이하는 200여 명의 시민과 '인천시청을 도화지구로 옮기자'란 슬로건을 내걸고 운동을 벌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결과 2010년 4월14일 인천시는 1869억여원을 들여 도화지구 구(舊) 인천대 본관에 인천도시개발공사, 인천관광공사,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공단, 인천발전연구원 등 산하기관 5곳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구 인천대에서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타운 기공식을 가졌으며 시청이전시민연합회 회원들도 함께해 얼싸안고 기뻐했던 감격이 엊그제 같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시장이 바뀌자 제2청사 이전을 백지화하면서 리모델링이 한창이던 본관 건물을 극렬한 홍성군민의 반대에도 청운대학에 3.3㎡당 363만원의 헐값에 매각했다. 이로써 인천시는 감사원 감사를 받았고, 이와 관련된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안다. 현재 도화지구 행정타운에는 상수도사업본부 하나 지었고, 청운대를 유치했지만 도화지구 활성화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와 같이 도화지구가 시 정책의 변덕스러움에 신음하고 있는 사이, 2014년 1월8일 인천시는 송영길표 주거정책인 '누구나 집'을 들고 나와 도화지구의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12일자 인천일보의 '야심작 누구나 집 흥행참패' 란 기사에 의하면 분양 청약신청 공고를 낸 결과 501가구 중 1명만이 청약했고 미분양분은 임대 전환하기로 했다고 한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싶다. 시청 이전의 적격지로 도화지구를 지정하는 '인천 발전 및 구도심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해 어느 시장이라도 이를 바꾸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시청 이전 시기가 좀 늦더라도 광활한 도화지구 60만여평 부지에 청사이전계획을 수립한다면 그 여파로 시민 자산인 도화지구의 가치가 상승함으로써 수 조원의 재원을 창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시 부채 또한 크게 줄어들 게 명약관화하다. 교통의 요지이고 인천의 중심지인 도화지구에 시청을 이전한다면 인접한 원도심 동구, 중구, 남구, 서구 등이 힘차게 발전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우뚝 서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