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에 우리가 할 일
세월호 참사로 국가·사회적으로 큰 희생을 치르고, 뼈아픈 자성 속에 6·4 지방선거도 마쳤다. 이런 가운데 6월 6일은 망종이자 제59회 현충일이다. 예로부터 제사는 길일을 택해 지냈는데, 6월 중 길일은 망종이다. 1956년에 망종인 6월6일을 현충일로 정하고, 6·25전쟁 중 전사한 국군장병에 대한 국가적인 추모식을 거행했다.

현충일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날이다. 각 가정과 기관·단체에서는 조기(弔旗)를 게양하고, 오전 10시 정각에 1분간 사이렌 소리에 맞춰 묵념을 한다. 올해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을 더해 우리 모두 조기게양과 묵념에 동참하자. 모든 가정에서 태극기를 달고, 10시에는 전국 어디에서나 일제히 묵념을 하자. 묵념을 하는 1분간만이라도 진정으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에 대해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인천보훈지청은 호국보훈의 달 시작을 알리는 의미에서 지난 6월1일 오전 9시에 인천수봉공원에서 '제5회 나라사랑 한마음 걷기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2010년부터 인천보훈지청 주관으로 개최하는데, 국가유공자와 시민·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다. 수봉공원의 숲속을 걸으며 재일학도의용군기념비와 인천지역전적비 등 현충시설을 살펴보고, 6·25 참전유공자와 학생들이 각각 손을 잡고 6·25전쟁담 등 세대 간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참전유공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나라사랑정신을 함양하는 뜻 깊은 행사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에는 조국의 독립, 국토·자유수호, 산업·민주발전 등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수많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이 있다. 이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이웃에 거주하는 이들을 찾아가 위로하자. 수봉공원 현충탑과 인천지역 전적비, 부평전투기념비 등 가까이에 있는 현충시설을 가족과 함께 찾아보고, 그 의미를 알아보는 일도 소중하다.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다. 6월만이라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올바로 알도록 노력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자.
인천은 조선말 개항기에 외세 침략의 표적이었고, 6·25전쟁 중 불리한 전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불리한 여건을 무릅쓰고 대규모 상륙작전을 감행해 격전을 치른 곳이다. 또한 정전 이후 김포 애기봉에서부터 백령도까지 적의 도발을 막기 위해 많은 장병이 지키고 있다. 평소에 안전을 소홀히 하다가 세월호 사고를 당했듯이, 우리 안보를 소홀히 하다가는 어떤 희생이 닥칠지 모른다. 6월에는 우리 안보현실을 올바로 깨닫고, 일선장병 사기앙양을 위해 지역여론을 환기시키자. UN 6·25참전국에도 감사를 드리자. 자유공원 맥아더사령관 동상과 가정동 콜롬바아참전비도 탐방해 보자.

현충일을 맞아 국민들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풍요가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수많은 호국영령의 피와 땀 덕분임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현충일에는 조기를 달아 추모의 마음을 표현하고, 적어도 현충일 오전 10시 싸이렌 소리가 울리는 단 1분 동안만이라도 호국영령을 위한 묵념을 올림으로써 오늘 이 땅에 살고 있는 남은 자들이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일 것을 바란다. 대한민국 발전과 안보의 보루인 인천의 시민들이 호국보훈의식을 좀 더 투철하게 갖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