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지영일 그린스타트인천네트워크 사무국장
재난·위기 효과적 대응 기능 구현 … 감사체계 수립 절실
최근 감당하기 힘든 충격과 슬픔을 초래한 재난을 우리는 여럿 목격했다.

인명을 포함한 막대한 피해도 문제지만 왜 그러한 재난이 예방되거나 제때 수습되지 못했는지, 법과 제도, 정책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를 두고 가슴 아파해야 하는 현실이 좌절감마저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 가운데 먼 나라 이야기이지만 아프카니스탄에서는 대규모 산사대가 있었다.

아프카니스탄 바다크샨주 산간 오지의 아비바락마을은 지난 2일 폭우에 이은 산사태로 최대 2,500명이 매몰되는 사고를 겪었다.

이 지역은 이미 빈번한 산사태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보도사진에 의하면 주변 산과 마을은 산사태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 보였다.

환경적으로 위험하거나 유해한 상태가 방치될 경우 결국 우리의 일상 활동은 물론 생존에도 직적접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더불어 우리로서는 현재진행형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를 가슴 깊이 되새겨야 한다.

온 국민을 공황상태로 몰고 간 이 사고는 완벽한 인재로서 법과 규정을 무시한 부정부패에 탐욕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참사이자 고질병인 한국의 적당주의가 만들어낸 시대의 비극이다.

위의 두 경우는 재난이 일어난 형태나 조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특히 아프카니스탄 산사태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에 의한 자연재해라면 세월호 침몰사고는 완벽한 인재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하지만 예방이 가능했으며 대처하기에 따라서는 최소한의 피해를 남길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

환경적 요인에 기인했든 인재든, 이들은 온 국민의 관심을 재해 및 재난에 대한 일상적이며 능동적인 대체로 쏠리게 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르면 환경을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으로 구분하고 자연환경은 모든 생물과 이것을 둘러싼 비생물적인 것을 포함한 자연을 총칭하고 있다.

생활환경은 대기, 물, 폐기물, 소음 및 진동, 악취 등의 인간의 일상생활과 관계되는 환경을 의미한다.

여기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생활환경에 '위생학적으로 볼 때 질병, 쾌적성, 능률, 안전 등과 연관된 생활 조건들과 각종 사망율, 질병율, 그 외에 기온, 습도 등 환경조건, 공해나 재해의 발생상황, 녹지율, 동식물의 생식상황 등'을 더한다.

안전, 생존과 사망, 재해와 재난 등도 '환경'의 내용과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그간 고도의 도시발달과 더불어 국민소득 향상으로 이전에 겪어보지 않았던 복합재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를 포함해 사회적 위험 통제를 담당할 체계적인 기구를 제안해 왔으며 재난과 위기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통해 지속가능사회를 구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항만(바다)과 공항(하늘)이 자리하고 있으며 대규모 발전시설과 에너지시설들이 도심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인천으로서는 정치권과 행정기구, 관련 공기업들의 높은 위기관리 능력이 상시 요구된다.

안전한 일상과 쾌적한 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예산과 조직에 더욱 힘이 실려야 한다.

또 사회적 위험과 안전 불감증을 차단할 감사체계 수립이 절실하다.

바싹 다가온 6·4 지방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은 여느 때와는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환경과 안전에 관한 한 인기에 부합한 '헛구호', 즉흥적 '공약(空約)', 파괴와 재난을 배태한 '장밋빛 약속'은 설자리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