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경제 ▧
최근 세월호 참사가 온 나라를 슬프게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에 못지않게 국민들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는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건축경기의 장기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IT산업과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경제의 부진, 그리고 일본의 강력한 엔저 정책 등으로 이들 산업마저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제는 온 국민을 울린 세월호 사건의 여파와 지방선거라는 정치 이벤트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사면초가의 국면에 놓여 있는 것 같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몇몇 경제전문가는 한국은행의 부인에도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있다고 경고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이어 국무총리가 발표한 '통일편익 2배론' 등으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남북교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물론 최근 남북 간의 정치적 대치상황을 보아서는 다소 앞서는 주장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남북교역은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로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경제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 많은 전문가가 공감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통일부가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2030년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우리 정부가 북한 사회간접자본 개발 등에 투자하게 될 비용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약 27조8000억원인 반면, 이 같은 투자에 따른 생산유발액은 같은 기간 연평균 56조5000억원으로 재정투자의 2.03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한국경제의 디스카운트 요인 감소, 체제경쟁 비용 축소, 군비 지출 국내총생산(GDP)의 3%에서 1%로 감소 등의 효과, 그리고 일자리 또한 통일 때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119만2000개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결국 통일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언제라고 딱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에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게 남북 간 경제교류이고 통일이라면 모든 경제주체가 나름대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정치권에서나 학계에서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많은 연구와 밑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우리 경제계에서는 이렇다 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만이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 냉엄한 시장논리라면, 우리 경제계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데 망설여서는 안 될 터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경협의 작은 교두보로 활용하고자 인천상의가 변함 없이 추진하고 있는 강화산단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기대된다.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북한팀이 참석을 한다고 한다. 비록 남북 간 스포츠교류에 불과하지만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경제주체가 미래 남북관계를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였으면 한다. 안팎으로 커다란 난관에 부딪힌 우리 경제가 모든 성장 동력을 소진하기 전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으면 한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듯이, 이제는 정치계는 물론 경제계가 혼미해진 사회 분위기를 쇄신하고 차분하게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할 전환점이 오지 않았는가.

/민태운 인천상공회의소 강화산단분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