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일부 후보자 당 내 지침 무시 … 세월호 애도 무색·시민 눈살

6·4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구의원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소속 몇몇 후보들이 '조용한 유세'라는 당 내 지침을 무시한 채 로고송과 율동을 활용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29일 새누리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새누리당 중앙당은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만큼 '조용한 유세'라는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

조용하게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소음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함이라는 게 시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몇몇 후보들이 이 같은 지침을 무시하고 유세에 나서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인천시의원에 출마하는 공병건(연수구 제2선거구)후보는 녹음된 공약을 너무 크게 방송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으며, 연수구의원에 출마하는 곽종배(연수구 나 선거구)후보는 심지어 시끄러운 로고송과 율동을 겸비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지역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이들의 유세를 보며 유권자들은 주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주민 박모(45·여)씨는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이런 방식의 유세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구민과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꾼이 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40)씨는 "100일도 안 된 딸아이가 선거 방송에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다"며 "쫒아가서 따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당은 공병건 후보와 곽종배 후보에게 주의를 줄 방침이다.

시당 관계자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후보들의 마음이 조금 조급했던 것 같다"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주의를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 후보는 "심하게 시끄럽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있다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곽 후보는 "당 지침을 전달받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로고송과 율동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성원 기자 csw04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