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미래가 밝다
어느 날 중학교 보람교사에 자원해서 학교에 갔다. 쉬는 시간마다 혹시 놀림을 받거나, 심하게 싸움을 하는 아이들이 없는지 점검하고 방과 후 귀가지도를 하는데, 꽃을 아주 예쁘게 꾸민 커피숍을 보았다. 호기심에 들어간 순간 히아신스의 꽃향기가 나를 반겨주었다. 커피향기와 초록의 식물들, 그리고 각종 허브향이 어우러져서 심신의 피로를 확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자연을 내 주변에 가까이 두고, 여유와 건강을 되찾으며 즐길 수 있도록 어떤 이는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어서 상추와 작은 꽃을 심는다. 그런가 하면 1층에 사는 사람이 제법 커다란 화단을 일구거나 작은 채소들을 심어 간단히 먹는 것을 본다.
상추, 고추, 깻잎 등 간단한 채소작물을 키워내 자랑스럽게 식탁에 올리는 도시민이 늘어난다. 현재 농업은 급속한 산업·기계화로 대규모화해 생활 주변 농업이 사라지고 있었는데, 도시텃밭을 통해 농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높은 빌딩들이 빼곡히 솟아 있는 뉴욕의 빌딩 숲. 뉴욕에는 지난 5년간 농장 6개가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옥상 농장이다. 뉴욕뿐만 아니라, 도쿄, 싱가포르, 런던, 베를린 같은 도시에서 채소를 길러 주민들에게 공급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옥상농장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도시농업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운송비를 줄이고, 더 신선한 식품을 긴 기간 유통할 수 있다. 도시농업으로 사용되지 않는 공간과 옥상 등을 통해 주변 토지 이용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도시는 식품생산을 대부분 농촌에 의존해왔지만, 농촌 노동력 감소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도시농업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점도 작용한다. 현재 농업이 직면한 과제는 늘어나는 세계 인구에 맞춰서 식량을 확보해야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 도시농업은 소수의 개별 도시민과 시민단체들의 운동으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센터, 지방단체 등 공공기관의 사업과 조례제정을 통한 지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2011년에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전국적 확산과 활성화 계기를 맞이했다. 이에 발맞춰 농촌진흥청은 녹색생활 실천을 위해 가정원예 생활화 시범지원, 어린이 등 도시 생활농업 시범지원, 도시농업 특성화사업센터를 중심으로 한 생활농업 실용화 지원, 소비자 농촌생활교육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까지 건물 옥상, 학교 부지와 같은 자투리 공간에 텃밭과 주말농장 8천곳을 조성해 500만명 이상 인구가 참여하도록 하는 내용의 '그린도시 농업 활성화 방안'을 2011년에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도시농업 민간 전문가 1200명을 양성하고 도시농업 민간단체 협의회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민간 차원의 노력으로 도시 농업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낳는 도시농업의 미래가 한층 밝아지길 기대한다.

/김정선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