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투고 ▧

청소년들의 성관계와 성범죄 관련 최근 인터넷 기사를 보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지난해 실시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성관계를 경험한 10대의 비율이 5.3%에 이르고, 처음 성관계를 시작한 나이는 2006년 14.2세, 2007년 14세, 2011년 13.6세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내용이였다. 또한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이 이성교제 경험이 있고 그에 대한 많은 고민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이성교제와 성에 대한 인식이 사회변화와 함께 서구사회 이상으로 개방돼 가고 있지만 부모나 학교, 기성세대의 인식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청소년들의 성문화가 점점 왜곡화, 음지화해 가고 그로 인해 청소년들 간 성폭력 등 성범죄의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클릭 한 번으로 음란 동영상이나 잘못된 성지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인해 이성교제 중 상대방에 대한 강제적 성관계 요구 등 다양한 성범죄에 청소년들이 노출돼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어 혼자 고민하고, 자신이 성경험으로 인해 더렵혀졌다는 자괴감과 상실감 등 정신적 충격에 빠지기 일쑤다. 주위 어른들을 향해 쉽게 도움의 손길도 뻗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청소년기 이성교제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교육하는 우리 어른들의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 도대체 어떤 아이 길래 그런 짓을 했대' 다른 사람 이야기라 생각하지만, 바로 자신의 아이들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성교육 지침서 작성, 성교육 전문 교육인 양성 같은 원론적인 대책만 논의할 때 우리 청소년들은 점점 정신적·신체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무조건 안돼'라는 생각을 버리고, 청소년들의 이성교제에 대해 따뜻한 조언과 시선을 보내줄 수 있는 부모님, 학생들의 이성문제에 대해 진심어린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선생님,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보살펴 주는 어른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할 때다.

/지승희 고양경찰서 정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