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아카데미'확대를

고양경찰서는 최근 교차로에 불합리한 신호시설 등 교통시설 개선을 통한 교통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시설 개선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의식이다. 운전자들이 의식적으로 좋은 습관을 형성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 못한 습관을 지니게 된다. 이런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인식부재는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한다.

올해만 해도 교통사고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경찰의 연중 교통단속과 시설개선, 각종 캠페인 등으로 노력해 왔음에도 현재까지 고양시(고양서 25명, 일산서 21명)에서 교통사망사고 46명 중 30명이 안전운전불이행(65.2%)으로 목숨을 잃었다. 아마 이는 전국적인 현상일 것이다

아울러 어린이 보호구역(교통안전) 내 어린이통합버스 교통법규위반과 신호위반 등의 단속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유관단체들과의 간담회도 열고 '착한 운전 마일리지제'로 1년간 무위반·무사고 준수 서약서를 경찰관서에 제출하고 지키면 10점씩을 적립하는 제도도 시행한다. 교차로 꼬리물기와 끼어들기 등의 단속도 강화하는 등 교통사망사고 줄이기와 예방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느낀 점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것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경각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운전면허를 갖고 있고 실제 주행을 하고 있는 운전자들도 안전운전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이 또한 경찰과 시민들의 몫이며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교통사고가 발생되는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운전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도 사실 기초적인 교통법규위반에서 비롯되는 사고들이 많다. 교차로에서의 꼬리물기, 예측출발, 전방주시태만 등은 운전면허 취득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숙지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면허 취득 후 많은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위한 기초적인 사항을 지키지 않고 습관으로 형성하지 못한 채 한두 번 법규를 위반하다 습관으로 굳어진다.

일본 등 외국에서는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통해 면허를 취득한 운전자에게 체험식 교육을 실시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9년 경북 상주에 교통안전공단 산하 교통안전교육센터 문을 열고 사업용 운전자(버스, 화물, 택시)와 일반운전자들의 현장 실습위주 체험교육(9월∼12월 5000여명 신청)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시설이 한 곳밖에 없다 보니 일반운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교통안전이 담보되고 안전운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권역별로 설치해 교통법규 위반자와 사고 야기자뿐만 아니라 기존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을 위한 재교육을 적극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교통사고는 주로 운전자 과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빗길운전과 돌발사태 등 특수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렇듯 운전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요인들의 직접적인 체험은 운전자의 안전운전의식 고취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감소와 교통안전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드라이빙 스쿨의 정책적 확대가 추진되길 바란다.

/김태경 고양경찰서 교통관리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