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스승이셨던 선배님 편히가세요
   
 

지난 주 목요일이었습니다. "병원에 와서 보니 캔서(암)도 있다고 해. 입원하래."

전화선을 통해 들려온 선배님의 목소리는 여전했습니다. 저는 위로한답시고 "형님, 이 참에 병원에서 푹 좀 쉬시고 나오시죠"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곤 나흘 만에 접한 선배님 소식은 제겐 청천벽력과도 같습니다. 참으로 아둔하고 모자란 후배입니다. 늘 단전호흡과 기의 중요성을 설파하셨던 선배님이 오죽 했으면 병원에 입원하셨을까 하는 의구심조차 갖지 못했던 못난 후배. 또다시 뒤늦은 후회에 나섭니다.

선배님은 후배들에게 늘 든든한 후원자이자, 현명한 스승이셨습니다. 척박한 언론의 현실은 매번 후배들에게 선택하기 어려운 길을 강요했습니다. 그때마다 선배님은 늘 후배들의 곁에서 환한 미소와 조용한 꾸지람으로 길을 일러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불편한 몸을 일으켜 든든히 후배들의 뒤를 밀어주셨습니다. 늘 제 뒤에 계실 것 같았던 선배님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선배님, 아니 형님이 그리워집니다.

선배님의 걱정은 인천과 인천일보였습니다. 인천의 정체성은 우리 세대에 반드시 정립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천일보가 바로 서야 하며, 기자들이 참된 언론인으로서 제자리를 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논설실장을 역임하셨을 때도 수습기자들의 교육만은 당신이 하겠다고 고집하셨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가장 어려웠던 지난 해, 병든 몸을 추스리며 편집국장을 겸임하셨습니다. 후배들은 감사했지만, 선배님은 결국 나머지 삶을 그렇게 후배들과 인천일보를 위해 소진하셨던 것입니다.

선배님이 최근 휴직을 결심하신 것도 후배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자 하셨음을 압니다. 그러나 그 길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아둔한 후배들에게 늘 내리사랑을 부어주신 선배님을 사랑합니다. 후배들은 가슴에 김홍전 선배님의 모습과 말씀을 담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천인으로서 선배님의 삶을 닮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먹먹한 가슴을 풀고 편안하게 가십시요. 그리고 인천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우리 후배 몫으로 미뤄 두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이제 슬픈 마음을 추스리고 선배님이 걸으셨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선배님 벌써부터 보고 싶습니다. 형님 안녕히 가십시오. 결코 끊을 수 없으셨던 한 모금의 담배연기를 영전에 바칩니다.

2013년 8월27일 후배 조태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