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기한 하루 전 물밑협상 … 현재 무성과·후폭풍 우려

오는 10일 에잇시티 사업의 증자 기한까지 단 하루를 남겨두고 있다.

증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이 무산되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과 특수목적법인(SPC) ㈜에잇시티가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에잇시티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모든 것을 열어두고 협상하고 있다"며 "우리는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증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또다른 관계자는 "㈜에잇시티의 해외투자자인 캠핀스키호텔 그룹의 레또 위트버 회장이 오는 14일 인천에 올 예정"이라며 "이때 어떤 보따리(구체적인 증자 금액 납부방안 등)를 푸느냐에 따라 에잇시티 사업이 지속될지 아니면 무산될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에잇시티는 지난해 10월 사업비 317조원을 들여 용유·무의도 육지와 해상 80㎢에 숫자 '8'을 형상하는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사업권을 얻고자 지난해 말까지 500억원을 증자하기로 돼 있었지만 자본금 마련에 실패했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오는 10일까지 자본금 증자 기한을 연장한 상황이다.

남은 시간은 단 하루지만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인천경제청과 ㈜에잇시티는 캠핀스키 100억원, SDC그룹 100억원, 한국투자증권 200억원, 인천도시공사 100억원의 출자 방안에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누구도 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증자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도시공사 뿐이다.

도시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인천경제청과 사업위탁 계약을 맺은 뒤 100억원 규모의 용유·무의 부지를 출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도시공사가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떠안는 형태이다.

도시공사 출자의 전제조건은 ㈜에잇시티의 증자가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무조건 100억원을 투자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출자가 이뤄지면 우리도 바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자세한 협상 내용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지만, 양 측은 증자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에잇시티 부지의 개발계획 용역을 위탁받은 인천발전연구원은 '용유·무의지역 개발계획(변경)수립 입찰공고'를 냈다.

이 용역은 에잇시티 사업이 무산될 경우 새로운 사업 방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용역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다.

예정대로 증자 이루어지지 않아 에잇시티 사업이 무산되면 거센 후폭풍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와 에잇시티는 사업이 무산될 경우 캠핀스키 컨소시엄 및 에잇시티가 그동안 사용했던 비용을 시가 물어주는 협약을 맺었다.

금액 규모는 150억여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사업 무산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주민 역시 시와 에잇시티를 상대로 지금까지의 재산권 제한에 따른 소송을 걸 가능성도 있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