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인'소나무의 얼과 힘'展
내달 9일까지 신세계갤러리 인천점
   
▲ <돌산의 일곱 소낭구>


신세계갤러리 인천점은 지역대표 원로작가 전시로 '김경인-소나무의 얼과 힘展'을 오는 3월 9일까지 개최한다.

김경인 화백은 '소낭구의 화가' ('낭구'는 '나무'를 다정하게 이르는 방언)로 불릴만큼 20년 이상 민족의 정신이 담긴 소나무를 그려온 작가다.

그는 1991년 처음 소나무를 접한 후 그 형상 안에 숨겨진 에너지에 주목하면서 충남 당진에 작업실을 두고 자연에 둘러싸여 작품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한다.

당시 대작으로 그려진 소나무의 형상을 살펴보면 선의 리듬과 에너지가 매우 강함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소나무에 대한 탐구와 집중은 단지 조형성을 위한 순수로의 회귀가 아니라 민족의 신명과 기(氣)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 민주적 신념에 기반하고 있다.
 

   
▲ <석송도>


작가의 예리한 직관과 강한 신념이 소나무 특유의 인상과 정취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김경인 화백은 소나무를 찾아서 강원도 깊은 산골부터 전라도 땅끝 마을까지 풍류객이 되어 전국을 세차례나 돌았다고 회상한다.

소나무를 단순한 그림의 소재가 아닌 겨레의 얼로 보고 그 철학을 스스로 연구해왔다는 말이다.

또 '더불어 사는 것'의 의미를 소나무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와 민족의 힘이 여기에 담겨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외솔은 홀로 있습니다. 그 홀로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더불어 소나무끼리 있어야 멋이 나고, 외롭지 않으며 우리 겨레의 철학이 제대로 살아납니다."

김 작가는 역동적인 필치로 그려진 장엄한 소나무 숲은 더불어 사는 삶 자체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말한다.

화폭을 가득 메운 리드미컬한 선과 색, 보는 이의 시선을 휘감아 몰아치는 듯한 강한 필력은 서구의 미술을 답습하지 않고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 작가의 열정을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선 드로잉과 크로키 습작도 소개된다.

소나무 근처에 자그마하게 간간히 보이는 풀, 동물, 인간 등의 생명체들은 작가의 상상력, 포용력 있는 예술적 감성을 느끼게 하는 모티브들이다.

그는 1995년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인하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작품 속 소나무의 힘찬 리듬감은 임진년을 맞이하여 승천하는 용의 기상과도 상통하는 듯 하며 소탈하면서 송진의 깊은 내음을 닮은 소나무들은 민족의 얼과 향기를 간직하고 있다"며 "전시를 통해 영혼을 해방시켜 소나무의 청량한 푸른 빛을 감상하면서 그 힘찬 기운과 함께 우리가 잊고 살았던 얼과 가치를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