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크 아니다"vs"선수 15% 사용 기술"


 

   
▲ 지난 18일 송도IBD 챔피언십에서 공영준(51·토마토저축은행)이 벨리퍼터를 복부중심에 고정시킨 채 신중하게 홀을 노리고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지난주 끝난 송도 IBD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는 노장 프로들의 롱 퍼터(이상 벨리퍼터 포함) 논쟁이 뜨거웠다.

'디 오픈의 사나이' 톰 왓슨(미국)이 "난 벨리퍼터까지는 괜찮지만 롱 퍼터는 스트로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의견을 나타낸 것이 발단의 시점이었다.

이에 현재 챔피언스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톰 레이먼(미국)은 롱퍼터 옹호론을 펼쳤다. "롱 퍼터든 표준 퍼터든 공을 홀에 잘 넣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며 "롱 퍼터도 잘 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러스 코크란(미국)도 "나도 처음에는 롱 퍼터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롱 퍼터로 우승하는 선수들이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나쁘게 보기만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해 프로선수들간 찬반 논쟁을 벌여 화제가 되었다.

현재 PGA 투어 선수의 15% 정도가 롱 퍼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3배나 많아진 수치다.

국내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시니어투어에서 활약중인 김종덕과 송도IBD챔피언십에 출전한 공영준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골프에 관한 한 '신의 경지'에 오른 이들조차도 찬반논쟁을 벌이고 있는 롱 퍼터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보통 퍼터는 33~35인치(83.82~88.9㎝) 내외다. 롱 퍼터는 그립 끝을 배꼽에 대는 벨리퍼터(41인치·104.14㎝)와 그립 끝을 가슴이나 목에 밀착하는 브룸스틱(46~49인치·116.84~124.46㎝)을 말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롱 퍼터의 매력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퍼팅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벨리 퍼터는 그립을 배꼽에 대고 퍼팅 스트로크를 한다. 흡사 똑같은 원을 그리는 컴퍼스의 원리와 같다. 브룸스틱은 시계추 운동처럼 퍼터 헤드가 일정한 궤적으로 움직인다. 그립의 한쪽 끝을 몸에 붙일 수 있는 롱 퍼터는 시계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공을 똑바로 보내는 장점이 있다.

이런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숏 퍼팅에 약했던 프로들이 기존 퍼터에서 롱 퍼터로 교체하는 가장 큰 이유다. 반대로 긴 퍼트의 거리감은 기존 퍼터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 프로들의 설명이다.

롱 퍼터의 사용률이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롱 퍼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골프용품계 가장 큰 트렌드인 롱 퍼터 사용에 대한 제재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영국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규정한 골프규칙에 따르면 18인치보다 짧은 퍼터를 사용할 수 없지만 반대로 긴 퍼터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전문 교습가인 정해심 프로는 "롱 퍼터는 기존 퍼터에 비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습량이 부족한 아마추어에게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롱 퍼터를 사용해 우승하는 선수들이 늘어감에 따라 롱 퍼터의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에 전망이다.

/박정순기자 onegolf@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