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도예가로 살아온 부친의 업을 이어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세남매, 유민희(34), 민선(31), 욱일(27)씨.

 이들은 문당(文堂) 유광무선생의 혈육이다. 인천문화원 부설 강화도자기예술관의 관장으로, 도자기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이들을 시골마을의 할아버지처럼 따뜻하게 맞아주던 이가 바로 문당선생이다.

「조선백자」의 매력에 빠져 30년 이상을 그 재현과 현대화에 바쳐왔던 문당선생은, 우리 도자기를 알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문을 열었던 강화도자기예술관을 지키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 빈 자리를 그의 세 혈육들이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선생이 생전에 도예공방 전용으로 지은 인천 남구 학익1동 137의 2 「유한도예연구원」 3층 건물이 이들의 공동일터.

 고교시절부터 부친 곁에서 작업을 거들며 도자성형부터 완성까지 모든 기법을 전수한 맏딸 민희씨.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인천미술대전·경인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입상 등으로 실력을 공인받은 그는 부친 뒤를 이어 강화도자기예술관 관장으로, 도예연구원 식솔들을 이끄는 대표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국 각지의 주문을 제때 해내려면 도자성·그림이나 글씨로 장식하기·가마작업 등 분업이 필수. 따라서 부친때부터 수십년 한솥밥을 먹으며 지내온 아버지뻘 되는 이들까지 그가 챙겨야 할 식솔들은 제법 많다.

 누구의 강요랄 것도 없이 스스로 좋아 산업미술·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민선씨와 욱일씨도 각각 3층과 2층에서 예광미술학원·생활도예 공방을 운영한다.

 한 지붕 세 가족처럼 살고 있지만 부친의 유업이기도 한 「백자제작 및 현대화, 보급」은 물론 새 작품 디자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느라 이들은 수시로 자리를 함께 한다. 강화도자기예술관을 새롭게 운영할 계획도 이미 세워놓았다.

 『자식 모두 부친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 흔치 않다며 주위에서는 많은 관심을 보이십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각자 기량을 닦으면서, 아버님 유업을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아야지요.』 〈손미경기자〉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