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야마 동물원
미우라(三浦綾子) 문학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는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가와(旭川)시의 또다른 명소 아사히야마(旭山) 동물원을 찾았다. 1967년에 개원한 이 동물원은 일본 전국의 92개 동물원 중 관람객수가 가장 적어서 폐원 직전에 있었다. 시의회에서는 세금만 축내는 동물원을 당장 없애버리라고 경고했고 시민들 역시 재미없는 동물원을 외면하고 있었다.

원장과 사육사들은 폐원 직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보수적이기 마련인 공무원 조직이었지만 어린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동물원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모든 동물원들이 갖가지 동물들을 우리 속에 가두어 놓거나 기껏해야 넓은 곳에 풀어놓고 관람시키는 구태의연한 방법을 탈피하기로 작심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사육사들이 직접 관람객들에게 동물의 특성이나 매력을 설명하고 야행성 동물들을 관찰하기 위해 야간 공개를 시도했다.

동물원 당국의 새로운 시도에 관람객들의 호응이 차츰 좋아지자 새로운 아이디어가 연속으로 나왔다. 남극지방에서 서식하는 펭귄이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을 수중터널을 통해 보면 흡사 펭귄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착안하여 대형 수족관 아래서 펭귄을 보게 하고 하루에 몇차례씩 펭귄을 눈 위에서 산책하도록 만든 것이다.

지난달 아사히가와에서 들러 본 동물원에는 세계 각국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발상의 전환이 있은 후 작년에는 3백여만 명이 입장해 일본 최고의 동물원이 되었고 일본경제신문에서 수여하는 '창조대상'을 받았다. 동물원 여러 곳에서 발상의 전환을 볼 수 있었고 삼성전자에서 변화와 혁신의 모델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높이 평가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