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초청으로 수도 아쉬하바트로 가는 길에 이스탄불에 들렸다. 오랜만에 찾아본 이스탄불의 모습은 과거와는 달리 활기차 보였고 시민 생활도 많이 향상되어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보스포러스 해협에 또 다른 대형 다리가 만들어졌고 해협 양쪽에는 번듯한 대형 건물들이 즐비했다. 시내를 달리는 최신형 노면전차와 자동차들은 유서깊은 국제도시 이스탄불의 번영을 말해주고 있었다.

6·25 참전을 계기로 터키와 우리나라는 서로 형제의 나라로 지내왔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때 터키선수단에 대한 냉담은 터키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형제의 나라에 온 선수들을 우리가 따뜻하게 돌보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양 국민들 사이의 앙금이 풀리게 된 것은 2002년 월드컵 때였다.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터키팀 경기에서 초대형 月星旗(터키국기)로 열렬히 터키를 응원하는 한국인들을 보고 16년만에 섭섭함을 풀었던 것이다. 월드컵 이후 양국간의 교역이 두배씩 늘어나고 한국 관광객들도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은 두나라 사이의 우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스탄불에 머무는 동안 찾아갔던 '베이티'레스토랑은 1945년에 문을 연 이스탄불의 상징적 식당이었다. 고객 명단에는 세계 각국의 VIP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인사들 중에도 서울시장 당시의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이름도 보였다.

모처럼 특이하면서도 감칠 맛이 나는 요리를 터키산 포도주와 함께 즐기고 있는 도중, 주인 베이티씨가 말을 걸어왔다. 음식 맛은 물론이지만 웨이터들의 서비스 자세가 좋다고 하자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어왔다. 한국사람이라고 하자 베이티씨로부터 그렇기 때문에 주방과 웨이터가 더 신경을 썼을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