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오늘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다. 성인이 된 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십여 차례 이상 지켜 보았지만 이번처럼 민주·공화당의 예비 선거 때부터 관심을 쏟은 적은 없었다. 국내외 신문·잡지는 물론 외국 TV까지도 열심히 보면서 선거전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특히 지난달 실시되었던 3차례에 걸친 오바마와 메케인의 TV토론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면서 두 후보의 특징과 장단점을 관찰하기도 했다. 아무리 우리와 가까운 우방국이고 경제, 군사, 문화적으로도 관계가 깊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관심을 스스로 자성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는 21세기에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공하고 세계화를 빌미로 세계적인 금융·경제 공황을 야기시킨 데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지구촌의 한사람으로써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일 때 링컨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설을 썼던 '시카고 트리뷴'을 시작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들은 지지후보를 명확하게 밝히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선거전에서도 '시카고 트리뷴'을 위시하여 '뉴욕타임즈' 'LA타임즈'등 권위있는 신문들은 21세기에 미국을 이끌어나갈 후보는 버락 오바마 후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선거자금 역시 오바마 후보에게 몰리는 것을 보면 역사의 새로운 장(章)을 열어나갈 후보로 미국 여론은 오바마 쪽으로 기울고 있음이 분명하다. 1930년대의 대공황 직후 미국 유권자들은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대통령으로 뽑고 의회를 장악하도록 만들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이번 선거에서 오바마가 당선되고 상하원을 민주당이 또다시 장악하게 된다면 '역사는 수레바퀴'라는 순환론을 증명할 새로운 미국의 모습이 기대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