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지난주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는 제1회 아시안비치경기대회가 열렸다. 비치발리볼, 파라글라이딩, 서핑, 비치핸드볼 등 18개 종목에 3천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비치 종합 게임이기도 하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는 45개국 회원국가에서 즐기고 있는 스포츠를 개발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도 45개국 회원국들이 거의 참가하고는 있지만 막상 겨울이 없고 따라서 눈(雪)을 볼 수 없는 나라들이 과반수가 넘는다.

지난해 중국 장춘(長春)에서 열렸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말레이시아의 아이스하키팀이 출전한다기에 경기장에 직접 나가본 적이 있었다. 경기장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체육회 관계자로부터 선수들이 모두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학하고 있는 해외파라는 말을 듣고 겨울 없는 나라의 아이스하키 선수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발리에서 일주일 동안 계속된 비치대회에서 많은 나라 선수들이 바다와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즐겁게 열띤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역시 스포츠라는 것도 태어나고 자라난 곳의 지형과 기후에 적응하는 인간 활동의 하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유도 노요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해변과 스포츠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일상생활이다. 인도네시아 어디를 가든 어린이들이 해변에서 축구, 배구, 무술, 배타기 등을 하면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OCA가 창안한 비치대회는 4년마다 한번씩 열릴 예정이고 이미 2회(오만), 3회(중국)대회 개최지가 결정되어 있다. 비치대회를 지켜보면서 아시아의 특색있는 스포츠 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