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동부 프랑스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그에는 유럽의회가 자리잡고 있어서 유럽의 수도라고도 불린다. 라인강을 마주하고 독일과 이웃하고 있는 스트라스부르그는 인구 1백만명에 육박하는 유럽 기준의 대도시이지만 시민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노면전차(電車)를 많이 이용한다. 쾌적하고 안락한 전차에 앉아 있는 승객들의 모습도 모두 편안하게 보인다.

유럽의 대도시에는 전차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계속 운행되고 있는 곳이 많으며 폐선된 전차를 다시 복원하고 있는 도시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위스의 취리히,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오스트리아의 빈,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에서는 오래 전부터 노면전차가 도시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몇해 전부터 노면전차가 다시 등장했고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남프랑스의 니스시에서도 수년간에 걸친 공사끝에 전차가 등장했다. 전차가 운행되는 도시들이 삶의 질의 선두에 서는 것은 공해유발도 없을 뿐더러 버스나 지하철에 비해 안락하고 쾌적하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노면전차가 다니는 도시는 일단 쾌적한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히로시마(廣島), 구마모토(熊本), 나가사키(長崎), 교토(京都), 가나자와(金澤) 같은 일본도시에서 노면전차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시내 자동차 소통이 원활하고 도로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고장 인천은 과거 전차가 없었던 곳이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사업과 함께 대중교통 인프라가 절실한 시점에서 공사비와 건설비가 막대한 지하철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차도 생각할 때가 온 것 같다. 관광지 분위기도 안 나는 월미도와 인천역 간의 모노레일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