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제유가는 열대성 폭풍 페이의 북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고유가로 인한 수요 둔화 전망이 시장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최근의 하락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0.9달러 내린 배럴당 112.87로 마감됐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11.34 달러를 기록해 15주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주 종가 보다 50센트, 0.5% 떨어진 배럴당 111.96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열대성 폭풍 페이가 미국 원유 생산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멕시코 만을 강타할 것이라는 소식과 그루지야와 러시아간 갈등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 등으로 인해 한때 배럴당 115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열대성 폭풍 페이가 맥시코만 유전지역을 비켜갈 것이며 강도 또한 원유 생산시설을 파괴할 정도로 위협적이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진데다, 무엇보다 고유가가 원유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금방 하락기조로 돌아섰다.

   여기에 지난 주말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발간한 월간 보고서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원유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OPEC 회원국들의 원유 공급이 증가하고 있어 원유 재고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공급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MF 골드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원유 수요가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거리에 자동차가 줄어들고 대신 대중교통수단 이용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솔린 판매는 떨어지면서 자동차 판매가 수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수요 둔화 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먼 브라더스 홀딩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던 해리스는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미국 경제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극심한 저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