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선진국 전용칸설치와 대조적
자전거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통합적인 교통 계획 수립이다. 인천 등 국내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것도 그리 녹록지 않지만, 지하철, 전철, 버스 등과 연계되는 정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인천은 지난 12월7일 '인천자전거활성화조례안'을 제정하면서,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인천자전거도시만들기운동본부를 비롯한, 자전거활성화운영 위원회를 준비하느랴 관계 기관이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인천 대중 교통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인천지하철공사는 이같은 정책에 뒷짐만 지고 있다. 인천지하철공사는 최근 '2007년 자전거이용시문제점'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지하철 자전거 이용자 탑승을 꺼려하고 있다.

또 인천지하철역내 자전거보관소 설치, 지하철 역 계단의 전용 자전거 이용 경사로 설치 등을 외면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집 문에서 회사, 학교 까지 이동하려면 지하철 탑승이 필요하지만 사실 원천봉쇄돼 있다. 법적으로 허용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인천지하철공사가 문제점을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지가 중요하다


인천지하철공사도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교통비용 절감, 시간절약, 주차문제 해소, 환경 오염 감소 등 에너지절약과 건강에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공사는 대중교통 체계와 자전거를 연결하려면 엄청난 재원과 안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지하철에서 자전거 이용 한계성을 조목 조목 따지고 있다. 실제 지하철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려면, 계단 이동을 위한 시설, 게이트 통과 시설, 엘리베이터 시설, 자전거 전용칸 추가 설치 등이 필요하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인천지하철의 경우 환승역인 부평역을 제외한 22개역의 계단폭이 2~3.5m다.

이중 자전거 이용 전용 경사 폭인 1.35m를 빼면 법적 계단 최소폭인 3m를 확보할 수없다는 판단이다. 22개역의 계단 폭을 조절할 경우 약 5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지하철공사는 보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자전거 이용자들은 입장을 달리한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생태국장은 "자전거 전용 경사로 폭은 계단 양쪽에 20~30cm씩 총 60cm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또 자전거 통과를 위한 시설 설치도 재정 여건상 어렵다는 의견만 되풀이 하고 있다.

지하철의 일반 게이트가 자전거 통과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전거가 게이트를 통과하려면, 현재 23개중 계양역에만 설치돼 있어 장애인 휠체어 전용 게이트를 설치해야 한다. 전용 게이트 설치 비용은 개소당 약 8천만원 선이며, 전체 구간을 다 설치할 경우, 26억4천만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게이트는 장애인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 게이트 설치가 어렵다면, 노후 기계를 교체할 경우 별도 예산 없이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지하철공사는 이밖에 자전거 전용 도로의 경사로 안전 사고 문제, 노약자, 화물용 엘리베이터 사용 혼잡, 열차 승하차시 안전, 막대한 시설 비용, 수도권 지하철과의 연계 부족 등을 들어 자전거 이용자 탑승을 외면하고 있다.


#해외는 지금


그럼 해외는 어떠한가?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호주 등 선진 해외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교통 계획을 수립중에 있다. 즉 실질적이고 이용자 중심에서 자전거와 대중 교통과의 환승과 연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손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대중 교통역이나 정류장의 대규모 자전거 주차시설과 수리시설로 '자전거이용 후 대중 교통 이용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전거 임대 서비스를 통해 '대중교통이용후 자전거이용'의 편의를 고려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또 자전거를 기차, 버스, 트렘, 전철 등에 실을 수 있도록 '대중 교통 수단의 자전거 수송 서비스'를 실시해 원거리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기차역 주변에서는 수많은 자전거이용자들과 보관 자전거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독일 철도에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전용칸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자전거를 싣고 이동할 경우 장거리 기차는 약 8유로(약9천500원, 회원 6유로), 지역기차는 3유로의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일철도는 더욱, 자전거 여행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말이나 휴일이면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저렴한 요금을 받는 등 적극적인 자전거활성화정책을 펴고 있다.

/노형래기자 blog.itimes.co.kr/tru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