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명소에 맞는 추석연휴

여름 휴가 이후 가장 긴 연휴를 맞았다. 추석명절에 대한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일부는 아예 추석연휴 기간에 국외로 여행을 나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긴 연휴 이렇다할 계획이 없다면 모처럼 텅빈 인천을 둘러보는 게 어떨까?
이렇다할 관광명소가 없다곤 하지만 인천은 바다를 끼고 있는 수도권 최고 피서지임은 부인할 수 없다. 평소 교통체증 등으로 엄두도 못낸 시내관광과 가까운 지역 명소를 찾아 보는 알뜰한 '인천나들이'를 이번 추선 연휴 적극 추천한다.
 




월미산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인천항 야경. 형형색색 불빛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 시내 나들이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하면 '월미도'다. 서해의 흙빛 바닷물을 발 아래 두고 갈매기들의 정겨운 비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연휴기간 서해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인근에 또 하나의 명소 월미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2001년 일반에 공개된 '월미공원'은 최근 우리나라 전통 정원들을 축소, 재현한 공원이 새롭게 만들어져 볼거리를 추가했다. 지난 19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정원양식을 본떠 궁궐의 정원과 별서(別墅)정원, 일반 민가의 정원 등을 축소해 만들었다.

별서정원은 선비들이 자연에 귀의해 전원이나 산속 같은 곳에 집을 짓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기 위해 만든 정원이다.

궁궐정원은 부용지와 애련지를 재현했다. 부용지는 서울 창덕궁 후원에 있는 열무지라 불리던 연못이다. 정조 원년(1777년) 부용지로 이름이 바뀌었다. 애련지 역시 창덕궁 후원에 있는 연못으로 숙종 18년(1692년)에 만들어 졌다.

별서정원은 소쇄원과 국담원·서석지를 재현했는데 국담원은 18세기 초 경남 함암군 칠원면 무기리에 만들어진 것이고, 서석지는 17세기 정영방이라는 선비가 경북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만들었다는 연못이다. 민가정원에는 보물 306호인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의 양진당을 재현했다. 여기에는 전통민가와 함께 농업체험장, 채소밭 등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

월미공원 내 또 하나는 명소는 '월미산 전망대'다. 2005년부터 일반에 공개된 이 곳은 인천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인천항의 밤은 세계 어느 항에도 뒤지지 않는 야경을 뽐낸다. 자유공원과 홍예문도 추억을 되살리거나 가족의 정을 나눠 봄직한 나들이 코스다. 나들이 중간에 인천 대표음식인 쫄면이나 자장면도 즐겨 봄직 하다.

도심 속에서 우리 전통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은 당연 화도진공원이다. 작지만 곳곳에 우리 전통문화가 깃들어 있다. 추석날 한복을 차려입고 이 곳에서 기념촬영을 한다면 멋진 추억사진을 만들 수 있다.

과거의 명성을 잃었지만 인천지역 내 유일하게 놀이기구가 있는 공원이 수봉공원이다. 정상 팔각정이나 현충탑에 오르면 인천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하기에 제격이다.

바닷물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곳하면 떠오르는 곳이 아마 '아암도 공원'이다. 이렇다할 편의시설은 없지만 접근도 수월하고 바닷물은 물론 모래와 갯벌을 손으로 직접 느껴 볼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에는 능허대와 송도국제도시 홍보관, 인천대교 홍보관 등이 있어 인천의 과거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가족과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인천LNG인수기지 종합스포츠센터도 아직 알려지지 않아 한 번쯤 가볼만하다. 골프장과 천연축구장, 실내수영장, 헬스, 인라인, 테니스, 자연학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방조제 길을 따라 달리는 색다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며 방조제에서 낚시도 즐길 수 있어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의 대표 공원 '인천대공원'. 인접지역 주민들에게 더 인기가 높다. 철마다 다양한 이벤트도 열리고 공원안에 동물원과 시민 숲, 자전거 전용공간 등 자연을 벗삼아 손 쉽게 즐길 수 있다. 차량으로 20~30분 거리에는 수도권 해양생태공원과 소래포구가 있다.

이 밖에도 월드컵 문학경기장과 인천도호부청사, 논현포대, 부평공원, 부평향교, 부평도호부청사, 청라 환경테마파크도 연휴 기간 한산함을 이용해 다녀볼 만 하다.

# 섬 나들이
인천 나들이하면 역시 섬을 빼놓을 수 없다. 백령·옹진 등 일부 섬이야 사전계획 없이는 다소 물의가 따르지만 영종도나 강화도 등은 즉흥적인 계획으로도 충분하다.
국제도시의 첫 인상을 심어주는 영종도. 이 곳은 차량으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넓게 펼쳐진 도로와 시원한 바닷바람과 내음 등은 도심생활에서 지친 피로를 날리고도 남는다. 특히 영종도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섬에는 영화나 드라마 오픈세트가 있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10분 정도 배를 타고 신도로 옮겨가면 이서진과 김정은이 주연한 '연인' 촬영장이 해변과 바다의 경치와 어우러져 있다. 이 곳과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시도에는 비와 송혜교 주연으로 젊은 남녀들의 사랑과 희망을 다룬 '풀하우'세트가 있다. 여기서 불과 5분거리에는 사랑과 우정을 그린 '슬픈연가' 촬영지도 있다.
반대편인 잠진도 선착장에서 10여분 배를 타면 무의도에 닿는다. 최근 방송이 끝난 '칼잡이 오수정'의 무의도 세트장을 비롯해 '천국의 계단' 촬영지인 하나개해수욕장이 있다. 시원한 해변과 함께 펼쳐진 별장 세트장과 피아노가 드라마의 명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세트장 한 쪽에는 사자바위 등 파도와 바람이 만든 기암괴석과 수직 절벽이 이어지고 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지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인근에는 비운의 섬 실미도가 자리하고 있다. 648부대를 소재한 영화 '실미도'의 촬영지이자 실제 현장이다. 시간만 잘 맞추면 촬영 현장을 직접 둘러 볼 수 있지만 실제 세트장은 안타깝게도 없다.
인천의 대표 섬 하면 민족 혼이 담겨있는 강화도다. 원시인의 숨결과 낙조의 아름다움이 있는 섬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명소는 시조인 단군이 우리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마니산. 918계단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번 연휴에는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중의 하나인 고인돌(지석묘)과 우리나라 3대 기도 사찰인 석모도 보문산, 1천600년의 약사를 간직한 전등사를 둘러보는게 어떨까.
인천은 해안도시답게 바다를 낀 볼거리가 풍부하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추석연휴 지친 일신에 활력을 불어 넣어보자. /정승욱기자 blog.itimes.co.kr/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