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 칭다오일보에 가다
#. '따이치엔' '이쿠이' 두 여기자의 고언
칭다오일보에서 만난 기자들 중 가장 나를 당황하게 했던 두 명의 여기자가 있다.
그들은 국경을 넘은 '여기자의 날카로움'(?)으로 중국 기자들을 취재하겠다고 나선 나에게 오히려 한국과 한국 기자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 놔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칭다오일보의 17년차 정치법률부 따이치엔(39)기자와 내가 속한 사회부와 가장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며 반가워한 10년차 과학교육부 이쿠이(33)기자가 그 주인공.
그들은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 '술'과 '성형열풍'을 꼽았다.
따이치엔씨는 "한국인들이 술을 먹고 난동을 피워 공안에 끌려온 적도 많았다"며 "한국에 들어가면 제발 중국에 와서 그러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당부까지 해 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특히 한국에서 유학온 대학생들의 요란한 술 문화는 중국 기자들 사이에서는 골칫거리가 될 정도라고.
이어 성형열풍에 대한 그들의 질문이 줄을 이었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 대부분이 성형수술을 했냐는 질문에 나는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면 좋을지 한참을 고민했다.
이쿠이씨는 "중국에서는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의 경우 성형수술을 한 것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함부로 했다고 여겨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화가 끝나고, 나는 한참동안 그들이 나간 칭다오일보 편집국 회의실에 앉아 그들이 알고 있는 한국상을 떠올리며 기자로서의 책임감을 절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