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립박물관
인천시립박물관은 1946년 세운 국내 최초 공립박물관이다. 지난 해 환갑을 맞은 인천시립박물관은 시설과 전시유물을 크게 늘렸다.
'1역사실'은 '선사시대~고려시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이 곳은 문학산 일대와 계양산 주변이 선사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까지 문화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도록 꾸며졌다. 계양구 동양동에서 발굴 조사된 삼국시대 초기 토광묘를 비롯, 인천의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인주 이씨 가문의 '이자연 묘지명' 등의 유물을 만난다. 경서동 출토 녹청자를 비롯해 강화 선두리에서 출토한 도기와 창후리 고분군에서 출토한 도자류를 통해 고려시대 도자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올해로 개관 61주년을 맞는 인천시립박물관은 지난 해 60주년을 맞아 새단장을 했다. 이 곳에선 오는 24일까지 '출토유물로 보는 인천'전을 갖는다. 출토유물로 보는 인천전에선 그동안 인천지역에서 발굴됐지만 국립박물관 등지에서 보관하고 있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2역사실'은 '조선시대~일제강점기' 유물을 만나는 장소다. 남동구 도림동 파평 윤씨 소남종택의 고문서는 주자성리학에 충실한 사대부문화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1883년 개항을 기점으로 밀려드는 서구문물의 한 가운데 서 있던 인천의 시련을 체감할 수 있다. 1918년 완공된 인천항 도크와 일제강점기 아래 최대 호황을 누리던 시기 인천의 거리 모습도 눈길을 끈다.
'공예실'에선 원저단경호, 광구병 등 삼국시대 토기에서부터 고려청자, 분청사기, 조선백자에 이르는 도자기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조선시대 불상과 보살상, 중국 명대에 제작한 청동관음보살상도 만난다. 명대 관음보살상은 특히 제작시기와 발원내용을 알 수 있는 명문이 남아있는 작품이다. 아울러 조선시대 후기 사대부가에서 사용한 목제품도 눈에 띈다.
조선시대 주요 그림과 서예는 '서화실'에 전시하고 있다. 도교와 불교 관련 인물을 그린 도석인물화를 비롯, 조선시대 사대부와 화원화가가 그린 문인화와 산수화, 조선 후기 유행한 민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강세황, 김홍도, 이하응, 정수영과 같은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과 대각국사 의천의 탑비, 북관대첩비의 탁본도 흔히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윤전기를 기증한 인천일보를 포함, '기증실'에선 1946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기증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야외전시실, 우현마당, 체험교실도 운영 중이다.

▲찾아가는 길
시내버스는 6, 6-1, 8, 16, 740번을 타고 송도유원지에서 내려 언덕길로 조금만 오르면 된다. 공항버스는 111번, 광역버스는 9000, 9200번을 타고 송도유원지에서 하차하며 65-1번 버스를 타고 축현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한다. 지하철은 동막역(6, 6-1, 8, 16, 9000번), 주안역(65-1번), 동인천역(6, 6-1, 16번)에서 버스로 갈아탄다.

▲박물관 주변 명소
'인천상륙작전기념관'(032-832-0915)은 1950년 한국전쟁당시 UN연합군 상륙작전을 기리는 역사자료를 전시 중이며 '가천박물관'(032-833-4747)은 국가지정문화재, 전통의료생활유물, 근현대의공기구, 민속생활사유물 등 2만 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약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원인재'는 인천 이씨의 중시조인 이허겸의 묘 앞에 세운 팔작지붕형식 건물이다. '송암미술관'(032-834-2611)은 박물관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도자기 1만 여점, 불상, 고서화, 목판 등을 소장하고 있다. 종합문의 032-440-6130/6131
/글·사진=김진국기자 freebird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대부분 진품이다. 박물관의 유물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최소한 반나절 이상은 돌아보며 설명을 듣는 것이 좋다.


"인천 조사인력 태부족"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
"인천의 문제는 조사인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배성수(40)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인천에서 많은 유물이 출토돼 왔고 앞으로 출토가능성이 높지만 조사인력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인천의 유물발굴 조사기관은 실제 인천시립박물관과 인하대학교 두 곳 밖에 없다.
"오는 24일까지 계속되는 '출토유물로 보는 인천'전은 이런 어려운 여건을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인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쓰기 위함입니다."
인천에서 유물발굴이 처음 이뤄진건 1916년이다. 이후 지난 65년 서구 경서동 녹청자도요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국립중앙박물관과 합동으로 실시한 이래 수많은 학술조사가 이뤄졌다.
그 만큼 많은 유물이 출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발굴유물들을 인천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유물관리는 국가가 하기 때문이다. 배 연구사에 따르면 인천에 남아있는 유물보다 밖으로 나간 게 훨씬 많다.
"지금까지 발굴된 유물은 상당 부분 인천을 떠났습니다. 이번 기획은 그렇게 떠난 유물을 모아서 보여주자는 의도록 기획됐지요."
출토유물전에선 '삶의 터전, 인천', '선사시대의 인천', '구석기·신석기·청동기'를 거쳐 '역사시대의 인천', '삼국시대', '고려시대', '강화천도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에 걸쳐 출토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이 올해 들어 확 달라진건 아시죠? 이번에 출토전까지 하니까 와서서 보시면 관람 플러스가 될 겁니다." /김진국기자(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