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강화도 연등선원 주지 원유스님
"산시산, 수시수가 무엇이냐고요? 허허, 그 말씀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깨우치는 것입니다. 뜻을 알려면 수양을 많이 해야 합니다."
강화도국제연등선원(이하 연등선원) 주지 원유(48) 스님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란 법어를 남기고 입적한 성철 스님의 제자다. 그는 기자의 '우문'에 '현답'으로 웃음짓는다.
"우리 사찰엔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편입니다. 물론, 우리 보살님들도 방문하고 계시지요."
원유 스님은 '템플스테이'체험을 통해 사찰예법을 배우고 스님들과 똑같이 생활하는 동안 사람들은 삶을 새롭게 정립한다고 말한다. 바르고 꽂꽂하게 앉는 결가부좌, 식사하는 예법인 바로공양, 새벽 4시 전에 일어나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는 새벽예불은 모두 중요한 수련과정이다.
"산 속 암자에서 차분히 수행을 하면 세상의 많은 것이 덧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인생에 대해 소극적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욕심을 버리고 이타적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지요."
연등선원은 미국의 '뉴욕타임즈'나 프랑스 '르몽드지' 등 해외 유수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체험을 한 뒤 피스풀(peaceful)하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신비로운 동양의 산 속 사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신을 뒤돌아보는 일을 무척 행복하게 여기지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가운데 불교용어가 있다는 사실은 재밌는 발견이었다.
"야단법썩, 아수라장은 불교용어입니다. 야단법석은 법당안에 (사람이 많아) 자리가 없어 바깥에 마련한 자리이고요, 아수라는 싸움을 좋아하는 신들이 모여사는 곳입니다. 이를 유추하면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말할 때마다 '예쁜 미소'가 피어나는 스님의 얼굴에서 일순간 부처님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김진국기자(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