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을 다녀와서 - 폴란드
자모시치 구시가의 동상. 구시가 전체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2006년 8월 11일 (금, 제16일)
자모시치(Zamosc)는 폴란드 동쪽지방에 있는 도시이며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불과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작은 지방도시의 특징은 동유럽 최초로 이탈리아·르네상스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구성된 도시라는 점이다.
도시는 거의 5각형의 보루(堡壘)로 둘러싸여 카자크, 몽고, 스웨덴군의 습격에 대비한 견고한 요새도시이기도 했다. 1992년, 자모시치의 구 시가전체는 UNESCO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가랑비를 맞으면서 걸어서 자모시치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 대 시장, 자모시치의 상징인 장려한 시청사, 구 자모이스키 궁전, 병기고박물관 앞을 지나 자모시치를 둘러싸고 있는 문과 보루를 보러갔다. 3개의 문, 7개의 보루, 호수, 방어용 수로 등에 둘러싸인 방어시스템은 당시로서는 최첨단 방어시설이었을 것이다. 1866년에는 거의 모든 보루는 낡아서 파괴되었다. 그러나 동쪽에 남아있는 두 개의 능보(稜堡, bastion)와 '루부린 문' 등은 건설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남겨놓고 있어 지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으로 유태인박물관을 재빨리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오니 호텔프론트에서 우리들의 단체사진을 찍게 하여달라고 한다.
자기 호텔에 한국사람이 숙박한 것은 우리들이 처음이라고 한다. 하기야 우리들말고는 이런 국경의 변방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정오가 다되어서야 자모시치를 떠났다. 비를 맞으면서 왕복2차선 시골길을 서북쪽으로 올라갔다. 역시 이곳도 길 양옆은 끝도 없이 옥수수와 해바라기 밭이 나타난다. 역시 옥수수와 해바라기의 용도는 기름을 짜고 찌꺼기는 사료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옥수수와 해바라기 밭 이외는 건초를 수확하여 둘둘 말아놓은 것이 자주 나타난다. 약 40분 후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시원스럽게 달렸다.
40분 후 맥도날드가 나타났다. 오늘점심은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제대로 된 식당으로 가면 식사를 주문해서 끝날 때가지 1시간 이상 걸린다. 그러나 오늘은 40분만에 점심식사를 마치고 떠날 수 있었다.
오후 5시경, 바르샤바 외곽에 들어서고 위스와 강(Wisla)을 건넜다. 도심에 들어섰을 때 비가 그쳐, 구 시가의 '바르샤바 봉기기념탑' 부근을 도보관광하고 일찍 호텔에 도착했다. 나는 호텔에서 TV를 잘 보지 않는데 우연히 TV를 켜니 우리나라 방송이 나와 깜짝 놀랐다. CGN 채널에서 '출산예비학교'라는 프로를 방영하고 있었다.
우리호텔 방 바로 건너편에 거대한 문화과학궁전이 보인다. 이것은 37층 고층건물이며 탑 높이는
234m, 방은 3288개나 있다. 내부에는 과학아카데미를 비롯하여 각종 연구소, 폴란드 TV,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홀, 콘서트 홀, 영화관, 극장 등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구 소련의 '스탈린'이 보낸 선물이며 1952년부터 4년이나 걸려 준공된 것이다. 고층건물이 별로 없는 바르샤바 거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권위주의적 건물이다. 이 건물에 대한 바르샤바시민들의 평판은 매우 나쁘며, 이 건물을 비꼬는 말들도 많다. 시민들은 소비에트가 세운'바르샤바의 묘비'라고도 비꼬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리투아니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등 7개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폴란드는 북쪽에는 발트해가 있고 남쪽은 스테든 산지와 카르파티아 산맥에 이어지는 페스키디 산맥으로 나누어지며, 대평원에는 수 없는 강과 호수가 있는 지형이다. 국명의 어원은'평원, 밭'이라는 뜻이 있으며 국민의 25%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 로마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조국이기도 하며 신앙심 깊은 카톨릭 대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