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 그때는 그랬었지
1960~70년대 달동네 서민의 생활상을 테마로 한 체험박물관인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지난 2005년 10월 개관했다. 이 곳은 인천 토박이들은 물론, 전국의 '달동네' 사람들에겐 고향 같은 곳이다.
박물관은 동네어귀, 구멍가게 등 달동네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특히 이 곳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마네킨으로 만들어 생생함을 더한다.
정년 퇴직 이후 폐지를 수집해 불우이웃을 도왔던 고 맹태성씨, 수도국산 달동네가 사라질 때까지 지게로 연탄을 배달한 유완선씨, 동인천 구름다리에서 솜틀집 '은율면업사'를 운영하던 고 박길주씨, 송현동 83번지 대지이발관을 운영하던 박정양씨 등은 비록 마네킨의 모습이지만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변모한 수도국산 한 복판을 지키고 있다.
'송현상회'는 군것질거리와 생활필수품을 골고루 갖춘 구멍가게. 환희, 아리랑 등 당시 담배와 태양캬라멜, 쫀드기 등 지금은 추억의 생필품이 돼버린 제품을 잔뜩 쌓아놓고 관람객들을 유혹한다. 당시 구멍가게는 밀가루나 설탕 등을 함석이나 유리상자 안에 넣어두고 봉지에 담아 팔기도 했다.
골목을 조금 오르면 공동수도가 나온다. 한 통에 얼마씩의 돈을 받고 물을 파는 사람과 물지게를 진 소년이 뭔가를 열심히 얘기하고 있다.
맞은 편으로 '퍼세식' 공동화장실이 놓여있다. 이 두 칸의 화장실 앞에서 동네사람들은 아침마다 줄을 서 발을 동동 구르며 차례를 기다렸다 볼일을 보았다.
'청산학원'은 이 곳에 있던 야학당이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주경야독하던 사람들이 공부하던 곳이다. 이와 함께 고쳐서 쓰면 하나도 버릴 게 없었던 시절의 '재활용품 전시장', 유년시절의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앉은뱅이 책상',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어머니,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경기를 바라보는 가족들도 눈에 띈다.
20분에 한 번씩, 박물관은 밤이 된다. 노을이 지고 개가 짖는 풍경, 통행금지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달동네의 밤은 깊어만 간다.



▲수도국산은
인천의 대표 달동네였던 수도국산의 원 이름은 '만수산' 혹은 '송림산'이었다. 바닷가의 조용한 소나무숲이었던 송림산은 소나무를 베어내고 언덕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달동네 역사를 시작했다. 수도국산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이 곳에 수돗물을 담아두는 배수지(수도국)가 생기면서 부터다. 인천은 본래 우물이 적을 뿐 아니라 수질까지 나빴다. 한국 정부는 1906년 일제 통감부의 강압에 의해 탁지부에 수도국을 신설하고 인천과 노량진을 잇는 상수도 공사에 착공, 이 곳에 수도국이 생기게 됐다. 일본인에게 상권을 박탈당한 사람들은 비탈진 소나무숲인 송현·송림동으로 몰려들었다. 한국전쟁 때는 피란민들이 정착했으며, 1960~70년대엔 산업화와 함께 일자리를 찾는 전라·충청 지역 사람들까지 가세했다. 그 결과, 5만5천평 규모의 수도국산엔 3천여 가구가 모둠살이를 시작했다.

▲ 찾아가는 길
지하철1호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온다. 정면 '역전샛길'로 빠지면 큰 길이 나오는데, 길 건너편에 '송현시장 입구 아치'가 보인다. 입구를 통과해 약 400m 걸어오르면 언덕 위에 박물관이 나온다.
시내버스는 12, 16, 17-1, 41, 62번을 타고 좌석버스는 105, 105-1, 112을 타고 미림극장 앞에서 내리면 걸어서 7분 거리다. 혹은 2, 3, 10번을 타고 복음병원 앞에서 내려도 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 제1경인고속도로 가좌 IC (동인천방향)-재능대학-을 거쳐 송림오거리까지 오면 동인천역 방향(배다리쪽)으로 10m 지점에 박물관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서 오른편 골목(SK텔레콤)으로 우회해 들어오면 50m 지점에 '경기부동산'이 나온다. 그 삼거리에서 좌회전 한 뒤 약 400m정도 직진하면 오른편에 배모양의 박물관 건물이 드러난다. 제2경인고속도로 종점으로 올 경우 동인천방향을 지나 배다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화도진길'로 진입한다. 500m 정도 직진한 뒤 삼거리 오른편 모퉁이에 '송현시장 입구 아치'가 보인다. '인천종합동물병원'과 '코리안숯불바베큐' 사이길로 진입해 약 400m 정도 직진, 언덕을 오르면 왼편에 박물관 건물이 보인다.

▲ 박물관을 이용하려면
관람시간은 오전9시~오후6시까지다.(매표 마감은 오후5시30분) 매주월요일과 1월1일, 설날과 추석날 당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500원, 청소년·군경 300원, 어린이(만5~12새) 200원 등이다.
4세 이하 65세 이상은 무료다.
박물관에선 연만들기, 솟대깎기, 한지공예 등 연중 내내 어린이·청소년, 가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종합문의 032-770-6131~2
/글·사진=김진국기자(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