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한 장의 달력마저도 떼어야 하는 날이다. 금년한해는 우리국민들이 정말로 힘겹게 보낸 한해였다. 사람들이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하는 말들이 다양하다. 표현은 각양각색으로 달라도 그 뜻하는바 내용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연말을 맞아 주고받는 연하장에 쓰는 글귀에 잘 나타나있다. 예를 들면 “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의 뜻으로 ‘근하신년’, ‘공하신년’ 이라든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의 ‘송구영신’ 등의 문구가 가장 많이 쓰인다. 또 이밖에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며···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이 넘치시길 기원합니다.” 등등이 그것이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금년한해 인천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시장이 굴비상자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린것하며, 제2연륙교 교각폭을 놓고 8개월 동안 끌어온 것 등이 굵직한 일로 기록될만한 일들이다. 이밖에도 최근의 인천·경기지역 지역방송인 iTV경인방송의 방송 송출 중단 위기 사태도 인천지역의 올 한해 큼직한 뉴스로 볼 수 있다.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잊어야 사는 것이 인간이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 중 가장 좋은 선물이 ‘망각’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두자. 그냥 내버려두고 오는것을 가히 좇을줄 알아야 현명한것이다. 새해 인사말들이 하나같이 새로운 시간위의 새로운 것에 대해 잘되라고 기원하는 뜻을 담고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인간사에서 벌어지는 복잡다단한 일들이야 차치하고라도 연말을 맞아 지축을 뒤흔든 동남아시아 지진해일은 전대미문의 ‘대재앙’이었다. 새해에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이번 쓰나미(지진해일) 피해지역에 우리 모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하겠다.
 이제 한해도 저물었다. 금년한해동안 안 좋았던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자. 그렇잖아도 각 경제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내년도 경기전망을 보면 하나같이 어둡다.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는 오늘보다는 내일이, 금년보다는 내년이 나아지리라는 희망 때문에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시간위에는 새로운 마음을 담아야한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