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남한산성
 가을의 깊이를 더하는 단풍이 주말마다 나들이 발길을 재촉한다.
 단풍놀이의 화려함만큼이나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남한산성은 수도권 시민들에게 더 없는 1일코스의 관광명소다.
 강원도 설악산, 전북 내장산까지 교통불편을 감내하며 찾지 않아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단풍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곳, 그 곳에는 단풍의 흐드러짐이 있다.
 
 개원사를 중심으로 한 남한산성이 단풍의 절정기를 맞아 붉으스레한 자태를 드러내며 관광객들에게 연일 수줍은 손 짓을 하고 있다.
 경기도 유일의 도립공원 남한산성은 울긋불긋한 단풍색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며 최고 절정에 이르고 있는 그대로의 자태를 뽑내고 있다.
 국가사적 제57호인 남한산성은 산세가 어머니의 품같이 부드럽고 넉넉하며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을단풍은 수도권 인근에서 최고로 손꼽히고 있는 명소다.
 광주시 광지원 매표소 인근에서 시작된 부끄러운 듯 한 단풍이 차츰 산성 입구로 올라가면서 산 전체가 마치 한 폭의 산수화처럼 단장을 끝마친 상태다. 아름다움만큼이나 교통도 편리한 것이 장점. 여기에 산성안 깊숙히 직접 차량을 몰고 들어가는 낭만도 덤으로 만끽할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광주, 하남 그리고 서울 접경지역에 있는 남한산성의 단풍산행 코스로는 동문-북문-서문을 거쳐 남문으로 들어가는 2시간 일주코스가 일품이다.
 남문에서 동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초록, 노랑 그리고 붉은 단풍잎들을 감상하며 광주와 성남 분당쪽으로 뻗어있는 수려한 산세를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세태의 번거로움을 잊는 무염무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또 골짜기 계곡물이 단풍 잎을 안은 채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는 모습은 이 곳이 지상낙원 임을 확인케 한다.
 단풍 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고요한 산세 한 켠에 자리한 사찰은 영혼을 맑게하는 청량제가 된다. 산 중턱에 자리한 개원사가 사바 세계에서 겪은 모든 풍상을 보듬어주며 포근히 그리고 정겹게 포옹해 준다. 또 동문을 거쳐 북문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장경사와 망월사도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안다. 북문 정상에 오르면 막힘이 없는 산세 덕에 서울 시가지와 유유히 흐르는 한강, 수도권 시민들의 젖줄인 팔당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남한산성은 주봉인 청량산(497m)을 중심으로 능선과 성곽이 얽히고 밟히듯 9㎞나 뻗어 있어 30분부터 3시간에 이르는 다양한 등산·산책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성곽 전체를 일주하는 등산코스가 3시간 가량 소요되며 북문에서 수어장대를 거쳐 남문까지는 1시간 가량, 현절사 뒷편에서 벌봉을 거쳐 수어장대∼남문 코스가 2시간 정도 소요되는 등 체력에 따라 등산코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동서남북에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4개의 문과 사이 사이에 16개의 암문이 있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백제시조 온조대왕과 남한산성 축성 총책임자였던 이서의 위패를 모신 숭열전, 병자호란시 척화를 주장하다 심양에 끌려가 순절한 삼학사인 홍익환, 윤집, 오달제와 김상헌, 정온의 위패를 모신 현절사, 그리고 청량당, 침괘정, 연무관, 지수당 등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장경사, 망월사, 국청사 등 유서 깊은 사찰도 산재,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등산으로 땀을 흘린 뒤에는 손으로 직접 빚은 산성손두부와 청정 도토리묵, 산성에서 자란 갖은 나물을 곁들인 산채정식, 오리, 오골계, 닭 등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에 산성의 맑은 물로 만들어 낸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곁들인다면 신선도 부럽지 않다. ☎(031)760-2541∼2(남한산성관리사무소)
 <사진제공=광주시> /광주=박광만기자 kmpar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