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레 마을 이장 배광혁씨
 요즘 용두레 마을 이장 배광혁(54)씨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농사는 농사대로, 행사는 행사대로 바쁘다. 1주일이면 2∼4팀이 마을을 찾으니 이들 안내도 배 이장의 몫이다.
 배 이장의 최종목표는 한 농가에 열 도시민을 연결해 주 것. 쌀 개방을 앞둔 손문난 부자마을 ‘용두레마을’의 자구책이다.
 “농가는 안정된 소득원을 얻을 수 있고, 도시민들은 안전한 농산물을 얻을 수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 좋은 일이죠.”
 지난해 시작한 유기농도 이 때문이다. “제초제는 다른 약품과 달리 몸에 그대로 남아 후손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오리 농법과 우렁이 농법을 도입한 것도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한 것이죠. 비료도 목초액으로 바꿨습니다.”
 유기농쌀이 아닌데도 유기농쌀로 둔갑해 팔리는 요즘. 농사체험은 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수시 때때로 농가를 방문, 벼도 심어보고 제대로 자라고 있는 지 눈으로 확인도 하고 가을에 거둬들이는,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쌀이니 안전하지 않을 수 없다.
 단체방문은 하루 중 잠깐 농촌을 둘러보고 가는 것이니 체험이랄 수 없다. 농가에 도움도 주고, 진짜 체험을 위해선 가족단위의 방문이 좋다.
 배 이장의 고민은 여기부터다. 마을 형님들을 설득해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받고, 유기농까지 하고, 여간 기쁜 것이 아니었는데. 막상 일을 벌이고 보니 사람손 부족이 발목을 잡는다. 지금은 가족단위로 와도 여력이 않된다.
 주차장도 부족하고 민박집도 적다. 더 큰 문제는 일손 부족이다. 방문 접수를 받고, 이를 농가에 배분하는 일만 덜어도 그의 목표는 금새 달성될 듯 싶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된다. 낮은 곳의 물을 높은 곳으로 올리는 용두레질은 여럿이 할 때 수훨하다. /김주희기자 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