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에 있던 무허가 건물이 주인 가족이 집을 비운사이 쥐도 새도 모르게 철거됐으나 한달여가 지나도록 누가 철거했는지 오리무중이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문제의 건물은 간석역과 인접, 투자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배후에 투기전문 브로커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 그 전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김학원씨(56ㆍ버스기사ㆍ남동구 간석4동 762의 10)에 따르면 사업실패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간석역 앞에 있는 집을 잠시 비운새 지난달 5일을 전후해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씨 집은 무허가 건물이지만 25평규모로 작지않은데다 재경부 소유 국유지 위에 14년이나 거주,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건물로 구청도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김씨 집터는 철거된 뒤 중장비로 터다지기 작업까지 마친 상태이나 누가 철거했는지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남동구와 경찰도 아직 사건전모를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다.

 다만 국유지를 구입하기 위해 특정인이 무단으로 김씨 집을 철거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5일 한 고물상이 김씨 집과 붙어 있던 공장가설물의 철근을 분리하다 불을 낸적이 있으나 김씨 건물은 태우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 건물을 철거했던 업자도 김씨 집만은 철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김씨의 무허가 건물과 인접해 있는 모기업이 최근 남동구에 문제의 국유지에 대한 매수를 신청, 불법철거와 이 회사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이 역시 아직은 추측일 뿐이다.

 김씨는 사업에 실패, 검단에서 버스기사 생활을 하며 버스안에서 기거하고 부인은 영흥도에서 파출부로 일하고 있다.

 또한 아들과 딸도 직장 기숙사에서 생활, 잠시 집을 비운 상태지만 명절이나 제삿날이 되면 온 가족이 모일 곳은 이 무허가 건물뿐이어서 졸지에 김씨 가족은 노숙자신세가 되고 말았다.〈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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