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지역문화 활성화

 「문화 불모지」 「정체성이 없는 도시」 「서울 위성도시」…. 모두가 삭막한 공업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천시를 빚대어 일컫는 말들이다. 이는 동-서축으로 획일화 돼 있는 지역 교통망체계와 무관하지 않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개통은 ▲지역 정체성 제고 ▲도시 이미지 창출 ▲문화공간 확보라는 측면에서 시민들의 기대가 자못 크다.

 인천은 문화 변방지역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도시구조를 갖고 있다. 현재의 모든 철도ㆍ교통망 체계가 서울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도시철도 1호선이 개통되면 단선적으로 연결된 기존 철도망을 십자형으로 바꿔 인천을 부천ㆍ광명 등 여타지역과 인적ㆍ물적 교류를 확대 시켜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인천은 경인전철이 연결돼 있기는 하지만 부평지역과 일정부분 단절된 생활 형태를 보이고 있다. 또 행정구역 개편으로 통합된 강화ㆍ검단지역도 공간적 동질성을 새로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도시철도1호선 개통은 부평지역과 보다 긴밀히 연결하는 계기가 되고, 신시가지인 연수구를 포함한 남부지역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지하철공간은 시민 생활의 일부가 된다. 또한 타지역 사람들에게는 그 도시의 첫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얼굴」과도 같은 존재다. 인천은 이제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인천시청역의 「인포-스페이스 2000」, 예술회관역의 「자유와 평화의 찬가. 오<&27746> 미추홀」, 문학경기장의 「심청부녀」 등은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자리매김이 기대된다. 시가 지하철 공간에 도시 이미지와 표정을 창출ㆍ전파하는데 힘을 쏟는 것도 여기에 답이 있다.

 지하철 공간은 문화ㆍ예술공연 등 갖가지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상설 문화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시청역이나 예술회관역 등에 설계된 광장, 전시실 등에 지역 특성을 살린 각종 이벤트를 개최 할 경우 낙후된 지역 문화 발전에도 일정부분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인천지하철은 건축설계상 문화공간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 설계상에는 모든 역사가 단순한 승ㆍ하차공간이 아닌 시민 문화공간으로 계획돼 있다고 하지만 실제 문화 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인하대 최원식 교수는 『예술회관 등 4개 역사에는 예술장식품을 설치해 인천의 도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간환경 디자인이 획일적이고 단순하게 설계돼 있다』고 꼬집었다.

 지하철은 이제 단순한 교통시설물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 생활ㆍ문화공간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반 영구적인 지하철시설이 지속적인 관리와 문화기획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기존의 경인전철과 같은 황량한 「교통지옥시설」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백종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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