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문화재단 하반기부터 `공연시즌제'
 부천문화재단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올 하반기부터 ‘공연시즌제’로 시민들을 찾아간다.
 공연시즌제란 공연이 열리기 몇 개월 전 1년 단위 공연을 미리 발표하는,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 된 마케팅 기법이다.
 시민들은 3∼8개월전 연주자, 프로그램, 관람료 등을 미리 알 수 있으므로 보고 싶은 공연을 여유있게 선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극, 무용 등 몇몇 예술작품을 골고루 섞어 한데 묶은 패키지 티켓상품을 할인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지정패키지’는 20%, ‘자유패키지’ 가운데 2∼4편은 10%, 5편이상은 20%를 각각 할인해 준다. 조기예매는 10% 추가할인 혜택이 있으므로 관객들은 최고 30%까지 싼 가격에 좋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가을시즌에선 9∼12월까지 연극6편, 음악6편, 무용5편 등 모두 17편의 공연이 펼쳐진다. 어떤 공연들이 준비됐는지 카탈로그를 넘겨본다.
 #9월공연-‘백조의 호수’(발레·4∼5일) ‘나비의 잠’(한국무용·20일)
 ‘백조의 호수’는 안타깝고 슬픈 사랑이야기, 유려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가녀리고 우아한 백조들의 춤사위로 한국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은 클레식 발레 가운데 하나다. 가을시즌공연 개막작인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발레의 살아있는 신화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 버전이다.
 ‘나비의 잠’은 부천시 대표적 무용단 ‘오은령 무용단’이 선보이는 창작물이다. 김성자 시인의 동명시를 바탕으로 한 ‘나비의 잠’은 혹독한 겨울과 고치의 껍질을 이겨내고 나온 나비의 힘찬 날개짓을 통해 희망과 비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10월공연-‘얼씨구! 우리가락 우리노래’(사물놀이·11) ‘로미오와 줄리엣’(뮤지컬·23) ‘컨템퍼러리 재즈’(무용·29)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세대와 장르를 넘어선 신명나는 우리가락 우리노래를 선사한다. 이용탁, 백대웅 등 국악작곡가들이 참여한 창작 관현악곡을 비롯해 피리연주가 박경현, 변화무쌍한 실험정신과 탁월한 목소리를 가진 청년음악가 김용우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전통 타악그룹 야단법썩의 타악뮤지컬 ‘야단법썩’도 소개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울예술단의 뮤지컬로 공연된다. 체코 작곡가 데니악 바르탁의 감미로운 음악, 제임스 전이 안무한 감각적인 춤, 신인 배우들의 풋풋하고 애절한 연기가 어우러져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해 초연때 97%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작품이다.
 ‘컨템퍼러리 재즈’는 ‘포즈 댄스 시어터’의 작품으로 ‘아미추’ ‘PAUSE#101’ ‘PAUSE#201’ 세 작품을 통해 성 정체성, 여성문제, 기계화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화두를 춤으로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11월 공연-‘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악극·1) ‘sweet & funny JAZZ’(퓨전재즈·5) ‘돼지사냥’(연극·8) ‘오르페우스신드롬/천적증후군’(현대무용·15) ‘Rocking on heaven’s door’(모던록·15) ‘나팔꽃 콘서트-생명’(시와 노래·28) ‘에비대왕’(연극·29)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신파극 ‘홍도야 울지마라’의 2003년 버전이다. 이윤택은 기존 신파극이 가진 재미는 그대로 살리고 캉캉춤을 추는 무희, 마술을 하는 막잽이, 입심좋은 변사를 가미했다.
 ‘sweet & funny JAZZ’는 퓨전 재즈의 선두주자 ‘웨이브’가 완벽한 팀웍과 연주실력, 록밴드와 같은 열정적인 무대매너를 보여준다. 웨이브는 4장의 앨범과 수많은 라이브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다.
 ‘돼지사냥’은 극단 ‘차/이/무’의 요절복통 풍자 코미디이다. 실제 씨돼지와 교도소를 탈옥한 사람 돼지, 두 돼지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해프닝과 그 속에 비쳐진 사회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오르페우스신드롬/천적증후군’은 현대인의 자살충동과 인간관계의 먹이사슬을 다룬 실험과 유희의 춤판이다.
 ‘Rocking on heaven’s door’공연에선 ‘언니네 이발관’ ‘레이지본’ ‘트랜스픽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인디 밴드 세 팀이 나와 모던 록의 바람을 일으킨다.
 원래 시와 노래는 하나였지만 분리되면서 하나일 때의 풍요로움을 잃어버렸다. ‘나팔꽃 콘서트-생명’은 바쁘고 각박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들이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반추하는 시간이다.
 ‘에비대왕’은 극단 ‘믈뫼’의 작품으로 99년 정기공연 때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작품은 무속신화 ‘바리데기 공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로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딸을 버린 냉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신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다.
 #12월 공연-‘말들의 눈에는 피가’(현대무용·3) ‘인류최초의 키스’(연극·6) ‘김대진의 교감’(클래식음악·13) ‘하륵이야기’(가족극·27)
 ‘말들의 눈에는 피가’는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얻는 현대무용가 홍승엽의 작품이다. 그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안겨 주면서도 연극과는 차별화한 무용만의 언어를 구사한다.
 ‘인류 최초의 키스’는 2001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들어간 연극. 감옥 안 쓰레기 인생들이 느끼는 감옥 밖 자유에 대한 갈망, 그러나 실상은 더 쓰레기 같고 더 부자유스러운 감옥 밖 세상을 감동있게 그려낸다.
 ‘김대진의 음악이야기 ‘교감’’은 클래식의 딱딱한 틀을 깬 참신한 기획과 연주로 6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이며, ‘가족극 하륵이야기’는 2002년 어린이 연극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미술상, 극본상, 연기상을 휩쓸고 과천 마당극제,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032)326-6923(내선223), 홈페이지(www.bcf.or.kr)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