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종합건설본부는 요즘 앓던이를 뽑은 것마냥 속이 시원하다.

 건설본부가 건설중인 서구 오류동~김포간 도로 확장공사 구간 한 가운데를 꼬박 3년동안 차지하고 있던 묘지 2기가 드디어 옮겨지기 때문.

 사연은 이렇다.

 지난 94년 5월 묘지가 있던 서구 불로동 470의 11일대 140여평의 밭이 수용되는 바람에 묘지 주인으로부터 땅 소유권이 건설본부로 넘어왔다.

 그러나 땅값으로 8백60만원을 보상받은 묘지 소유주(아들)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이장은 생각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 묘지가 앉혀진 자리는 도로가 나기전이라 땅 주인인 건설본부도 시비를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묘지 소유는 자연스럽게 며느리로 넘어가고, 2년뒤 그 자리에는 오류동~김포간 4차선도로가 건설돼 당장 이장을 해야 할판이었다.

 그러나 묘지 소유주는 꿈적하지 않았다. 건설본부는 수십차례에 걸쳐 「당장 묘지를 이전하라」고 독촉장을 보내도 소용 없었다.

 지독한 풍수지리설 신봉자인 묘지 소유주의 「조금만, 조금만… 참아달라」는 대답뿐.

 그렇다고 건설본부는 연고가 분명히 있는 묘지를 강제집행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은 우리네 정서상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다.

 이러다보니 세월은 속절없이 3년이 흘렀고, 지난해 6월 준공을 마쳐야할 도로는 중간이 끊겨 있는 상태.

 참다못한 건설본부는 일주일간의 여유를 두고 4일을 기한으로 대집행 계고장이란 최후통첩을 했다.

 명당을 찾았다는 묘지 주인은 다행히 「늦어도 오는 9일까지 이장을 하겠다」는 통보를 건설본부측에 해 왔다.〈문희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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