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에 도둑이 들어 사무실 3곳이 털린 사실은 공공기관의 보안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실제로 경찰이 조사한 결과 CCTV가 작동되지 않는 등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니 시민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없다. 시청은 물론 구청, 동사무소 등 공공기관의 보안체계를 철저히 점검해 허점을 보완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난 20일 새벽 인천시청에 도둑이 들어 회계과와 총무과 등 사무실 3곳을 털어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은 1층 사무실 방충망을 뜯어낸 뒤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책상서랍은 물론 소형금고까지 열고 샅샅이 뒤져 달아났다. 사무실 3곳이 차례로 털렸지만 당직 근무자들과 청원경찰들은 이를 몰랐고, 동이 틀 무렵이 돼서야 사무실 유리창이 깨진 것을 발견했다. 언제 도둑이 들었는지 조차 몰랐던 것이다.
 이날 새벽 시청에는 당직자 5명과 청원경찰 9명이 야간근무를 했다. 14명이 근무하면서 도둑이 든 것을 몰랐다니 문제가 아닐 수없다. 더 큰 문제는 시청의 보안체계가 믿기 어려울 만큼 허술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시청에는 야간에 외부인이 침입하면 경보가 울리는 열감지경보기가 설치돼 있으나 당직자들이 가동시키지 않았고, 당직자 일부는 열감지경보기가 있는지 조차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청사 안팎에 설치된 11대의 CCTV중 일부가 작동되지 않았으며 도둑이 든 청사 1층에는 CCTV가 아예 설치되지도 않았다. 시청의 보안체계가 이 정도였나 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다.
 다행히 현금 207만원 외에 다른 피해는 없었다고는 하나 중요 서류가 도난당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찔하지 않을 수없다. 시청은 인구 260만명의 인천시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보안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 다른 허점이 없는지 보안체계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시청 뿐이 아니다. 구청, 동사무소는 시청보다 보안체계가 더 허술할 개연성이 높다. 인천시청 산하의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보안점검을 실시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즉시 보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