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그동안 사고로 소중한 인명을 잃는 뼈아픈 경험을 수도 없이 겪었으면서도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분석하고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 대처하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집중 폭우시 발생할 우려가 높은 가로등 감전사고 역시 충분히 방지할 수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허술하다.
 장마철을 한두달 앞두고 감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대비를 해야 함에도 인천시내 곳곳에 산재한 부적합한 가로등으로 감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안전불감증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지난 2001년 7월 14~15일 폭우때 서울·인천 등 수도권지역에서 가로등 누전으로 19명이 잇따라 숨지는 충격적인 인재(人災)가 발생, 가로등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 바 있다.
 인천에서도 4명이 가로등 옆을 지나다 감전돼 숨졌다. 사고지역인 계양구 작전동 가로등의 경우 제어함에 누전차단기가 없었고 4차례나 전기안전 부적합 스티커가 부착된 채 방치돼 있었다. 누전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했으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때문에 억울한 희생자를 낸것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적합 가로등에 대한 정비실적은 31%에 그치고 있다. 올해도 재원부족으로 83%에 이르는 불량가로등 정비사업에 손을 못대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안전에 관한 예산은 가장 우선해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감전사고가 일어난 가로등 대부분은 시설이 낡고 접지 또는 누전차단을 위한 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고 보면 올해도 예기치 못한 사고가 또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사회의 각종 사고는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다. 근본원인은 인명존중의 안전의식이 너무 결여돼 있는 데있다. 감전사고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피해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아직도 그 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답답하다. 사회 곳곳에 만연된 안전의식 결여부터 뿌리뽑는 의식개혁 없이는 유사한 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