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돌아가야 한다우. 우리 오마니 아바이 뵈러 고향에 돌아가야 한다우.”
 부모들이 겪은 한국전쟁과 자식들이 치른 월남전쟁의 혼란 속에서 한 가정의 꿈이 철저히 유린돼 가는 과정을 그린 악극 ‘봄날은 간다’가 오는 2월15일∼16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봄날은 간다’는 그간 악극연기자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김진태 등이 출연해 물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38선 이남 황해도 풍덕. 그곳엔 서울 쇼단의 만담가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떠돌이 이발사 동탁이 살고 있다.
 늙고 병든 부모와 누이 때문에 서울로 갈 엄두를 내기 못하고 살아가는 동탁. 동병상련이라. 어려운 처지의 타지 여인 명자와 극적으로 만나 백년해로를 하고 초야 다음날 서울로 도망쳐 쇼단 단원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그는 여가수 난희와 정을 통하며 살아간다.
 한편, 명자는 결혼 후 시어머니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으며 아들, 딸 쌍둥이를 출산하고, 아들의 장래를 위해 딸을 버린다.
 그러던 중 6.25가 발발하고 동탁은 고향을 이북으로 남겨놓게 된다. 유일한 동반자 난희마저 다른 사람에게 떠나가자 동탁은 그제서야 불효를 통탄하며 떠돌이 이발사로 전락한다.
 동탁의 처 명자는 행여 올지도 모르는 남편과 군대게 간 아들 범길을 바라보며 작은 식당을 차려놓고 살아가지만 돈을 벌기 위해 떠나갔던 월남전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
 명자는 백운사란 절에 들어가 아들의 영혼을 천도하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버린 딸 혜성스님을 만나는데….
 공연을 기획한 인천종합문예회관 관계자는 “‘봄날은 간다’는 한국사의 아픈 기억인 6.25와 월남전의 이면에 힘들게 살았던 우리의 아픔을 생생히 그려낸다”며 “우리 부모 세대에겐 지난 향수를 기억하는 자리가 될 것이며 자녀에게는 부모들을 이해할 수 있는 세대간 가교역할을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5만·4만·3만원. 공연시간 오후3시·6시. ☎(032)420-2721∼2.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