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경인운하 백지화 발표 번복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는다. 새 정권의 출범 준비를 하기 위해 구성됐다는 조직이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를 여반장식으로 다루다니.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6일 “정부에 경인운하 건설사업 중단을 요청하겠다던 25일의 발표는 공식의견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정수균 인수위 대변인은 “적어도 간사회의를 거친 의견을 인수위의 공식의견으로 볼 수 있다”며 “전날 발표는 분과 차원의 의견이며 향후 추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공식의견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긍키 어렵다. 경인운하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이다. 이 사업에 참가중인 기업들은 이미 수백억원을 쏟아 부었고 많은 주민들의 농토도 건설부지로 편입돼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건설현장에서 먹고 사는 사람도 적잖다. 이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발표는 그만큼 신중해야 했다. 이런 점에서 인수위의 25일 발표는 너무 경솔했다. 물론 인수위 내부에는 “입장 철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25일 발표 이후 파장이 예상외로 커 이를 진정키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듯하다. 경인운하 건설사업 중단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사항으로 사업 백지화는 시간만 남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다면 성과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노당선자와 새 정부 참가자들은 이번 대선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국민들의 힘을 실감하지 않았던가.
 새롭게 출범할 정부가 특정정당만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부여야 한다는 점에서 인수위가 매사 삼고일언하는 자세를 견지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 아울러 인수위의 어설픔을 보면서 자칫 앞으로 있을 경인운하 건설사업 중단이 과거 정권이 보여줬던 것처럼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