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한국계란산업협회 인천지부는 16일 인천 서구 A 식자재 마트 인근에서 ‘식용란 원가 이하 세일 규탄 집회’를 열었다. /사진제공=한국계란산업협회 인천지부

인천 한 식자재 마트에서 ‘오픈 세일’을 이유로 달걀을 원가 이하로 판매하자 달걀 유통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계란산업협회 인천지부는 16일 오후 인천 서구 A 식자재 마트 인근에서 ‘식용란 원가 이하 세일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달걀 수집∙판매업자들은 A 마트가 원가 이하로 달걀을 판매하면서 ‘유통망 교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마트 측이 달걀 유통 상인에 저가 납품을 요구하면서 상인들이 피해를 떠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A 마트는 끊임없는 저가 납품 요구로 ‘나만 살자’라는 이기적 경영 행태를 보여왔다”며 “오픈 아닌 오픈을 빌미로 40일이 넘도록 원가 이하 판매를 하고 있다.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줘서 원가 이하 공급을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에 따르면 A 마트는 특란 한판(30구)을 3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산지 가격보다 800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이날 현재 특란 산지 가격은 30개 기준 4860원으로, 1알당 162원으로 파악됐다.

인천지부는 A 마트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고발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인천지부 관계자는 “싸게 납품하라는 요구에 ‘못하겠다’고 하면 다른 업체로 이른바 ‘선수 교체’를 하고 있다”라며 “마트는 갑, 달걀을 납품하는 업체는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해당 마트 측은 반박하고 나섰다.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현재 달걀 농가와 직거래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마트 관계자는 “가게 재단장 후 지난달 오픈하면서 도매가 아닌 달걀 생산 농가와 직접 거래를 하고 있다. 이 거래처는 해당 협회 회원이 아니다”라며 “중간 도매상을 건너뛰다 보니 농가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 측에서는) 본인들이 설정해놓은 시장 가격을 흐린다거나 자율 경쟁으로 가면 서로 죽는다는 식”이라며 “생산자 직거래를 해서 원가를 낮춰야 소비자들에게 좀 더 좋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데 민간 도매상들이 이처럼 막아버리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가게 된다”고 반박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