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4일 인천에 도착한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 시민행진단이 부평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국민 10명 중 6명은 대한민국이 세월호와 같은 대형 재난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동아대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가 공동 수행한 ‘세월호 10주기 재난안전인식 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46.3%가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 답변한 반면, 49.8%는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나머지 3.9%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인천∙경기 거주자 3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60.3%가 “우리나라는 대형 사회재난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답변했고, “안전하다”고 한 응답자는 32.7%에 그쳤다.

동아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거의 매년 이 같은 조사를 해왔는데, “대형 사회재난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은 2020년 48.8% 대비 무려 11.5%p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603명은 그 이유로 대통령(41.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중앙정부(34%)와 지자체(6.3%), 야당 대표(3.9%)가 뒤를 이었다.

이는 이태원 참사 이후 제기돼온 대형 사회재난에 대한 대통령 책임론이 국민 인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기관은 설명했다.

응답자의 43.1%는 국가 재난 관리 체계의 컨트롤타워를 대통령이라고 인식했고, 그 다음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17.3%),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10.6%), 행정안전부 장관(8.7%) 순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나라 재난 대응 체계가 바뀐 것 같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8.4%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개선됐다”와 “나빠졌다”는 응답은 각각 39.1%와 7.9%였다.

‘정부의 재난 인식과 준비 정도가 나아진 것 같냐’는 물음에도 응답자의 59.9%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고, “나아졌다”는 답변은 33.9%에 불과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68.7%가 “나도 세월호와 같은 대형 참사를 겪을 것으로 걱정한다”고 답했고, 26.5%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동규 동아대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 소장은 “전반적으로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악화했고, 그 원인으로 대통령과 정부를 꼽으면서 재난 관리 체계 준비 정도에 부정적 인식이 더욱 강하게 드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 인식과 평가를 토대로 효율적 재난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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