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억6000여만원 투입
포토존 설명없어…시민 “몰랐다”
스마트음악벤치 '방치' 지적도
시 “관광公 이전하면 관리할 것”
▲ 2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1·8부두 광장 한쪽에 놓여있는 포토존 조형물.
▲ 2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1·8부두 광장 한쪽에 놓여있는 포토존 조형물.

7일 오후 11시쯤 방문한 인천 중구 북성동1가의 내항 1·8부두.

지난해 10월 2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1·8부두 광장 한쪽에 철제로 된 조형물 몇 개가 놓여 있었다.

방문객들이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일명 '개항포토존'이다.

인천우체국, 홍예문 등 개항장 일대에 있는 근대건축물을 형상화해서 만들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조형의 형상을 알아보기 어렵고 그렇다 할 설명도 없었다.

▲ 2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1·8부두 광장 한쪽에 놓여있는 포토존 조형물.

주민 중에는 포토존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곳에서 종종 산책한다는 박모(83)씨는 “위치도 구석이고, 입체적이지도 않아 포토존인 줄 몰랐다”며 “포토존이면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1·8부두 광장 속 개항포토존 조형물 6개를 조성하기 위해 인천시에서 투입한 예산은 총 8700만원이다.

조형물 1개당 약 1500만원이 투자된 셈이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그렇다 할 설명도 없이 방치된 조형물에 일각에선 “포토존이라기보단 구색을 갖추기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 2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1·8부두 광장 한쪽에 놓여있는 스마트음악벤치.
▲ 23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 1·8부두 광장 한쪽에 놓여있는 스마트음악벤치.

바로 옆에 마련된 '스마트음악벤치' 또한 아쉬움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스마트음악벤치는 휴대전화와 의자를 블루투스로 연결한 후, 휴대전화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벤치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의자다.

벤치 2개가 1세트로 구성됐는데, 총 7세트가 나란히 조성됐다. 예산은 총 8100만원이다.

하지만 14개가 넘는 벤치가 줄지어 설치되다 보니,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겹쳐 실제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모(27)씨는 “스피커를 연결하더라도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니 제대로 음악을 감상하긴 어려웠다”며 “무슨 생각으로 음악이 나오는 벤치를 이렇게 가깝게 설치한건지 모르겠다. 최근엔 전원이 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스마트음악벤치는 연결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처럼 20여년 만에 개방된 시민광장의 콘텐츠가 주먹구구식으로 조성된 후 방치되면서, 개방 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는 현재 1·8부두를 개방 자체에 초점을 맞춘 상태로, 이달 말 인천관광공사가 상상플랫폼에 입주하면 주차장과 광장 일대까지 총체적인 활용 계획을 세울 것이란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사용 허가권한은 현재 시에 있지만, 내달 관광공사가 이전하면 주차장과 광장부지까지 함께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1·8부두의 해당 공간은 현재 임시개방이다 보니, 2025년 하반기 1·8부두 재개발사업이 착공하기 전까지는 조형물 설치를 최소화하려고 한 영향도 있다”며 “다만 시민들께서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