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순·정연실 부부]

주말농장 가꾸다 서리태 재배 시작
지자체 장비 임대 덕 농가 부담 해소
협의회 구성 판로 개척·정착 도움
▲ 김규순·정연실 부부가 정성껏 재배한 서리태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안성시

인생2막,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50세에 안성에 정착한 김규순·정연실 부부.

부부는 10㎡ 남짓한 주말농장을 가꾸며 재미를 붙인 것을 시작으로 165㎡, 990㎡로 매년 밭의 크기를 늘려나갔다. 지금은 1550㎡의 농지에서 서리태를 키우고 있다.

부부는 “귀농 전에 전국 각지의 다양한 곳을 알아봤습니다. 저희는 서울에서 오래 거주하면서 모든 네트워크가 서울에 있었어요. 인접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이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안성의 위치가 중요한 기준 중 하나였습니다. 나중에 고속도로도 개통되면 30~40분 내로 오갈 수 있겠더라고요.”

부부는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했다.

부부는 “작년까지는 상추를 재배했어요. 3000주 정도 심은 상추를 자주 가던 식당에 납품했는데 둘이 밭을 관리하다 보니 일손이 부족했습니다. 초보 귀농인이라 병해충이 많지 않으면서도 노동력이 덜 들면서 경작할 수 있는 작물이 뭘까 생각하다 콩을 선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요즘 농업은 파종부터 수확, 선별까지 자동화·기계화돼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안성시는 권역별로 농기계임대사업소를 통해 농사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임대하고 있으며 농가 부담 완화를 위해 연말까지 임대료를 50% 감면한다.

남편 김규순 씨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녹색농업대학에서 친환경농업과를, 아내 정연실 씨는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했다.

정연실 씨는 귀농정착지원사업과 귀농현장체험교육을 추가로 수강하던 중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귀농·귀촌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

정씨는 “협의회는 선도 농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착을 도와주는 열린 모임이에요. 4월 본격적인 발대식을 시작으로 농업 전문가들을 고문으로 모셔서 이야기도 듣고, 수확한 작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판로도 개척하며 소통하는 모임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안성 귀농·귀촌인들이 협의회에서 함께 얘기 나누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고자 농촌 생활을 결심했다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역 귀농'률도 만만치 않다.

안성에 정착한 부부는 귀농·귀촌 생활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꿈꾸고 있다. “저희 농지가 마전초등학교 후문에 있어요. 학교 측에 먼저 아이들을 위해 체험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었고, 흔쾌히 받아들이셨습니다. 학교와 자세한 일정 조율 후 아이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부부는 “먼저 생활 습관이나 환경을 생각해 정착지를 잘 선정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성을 권장해 드리고요. 막막할 때는 안성시 홈페이지와 농업기술센터에서 정보를 얻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라며 조언했다.

이어 “농기센터에서 이론부터 실전까지 배우는 교육 자체도 좋았지만, 함께하는 수강생들이 서로 의지했던 것이 컸습니다. 정착은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역사회에서 꾸준하게 발붙이고 살아갈 수 있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니 안정적인 귀농 생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안성=이명종 기자 lmj@incheonilbo.com